week 8. 230326
오늘도 역시나 오프라인 수업이 임박해서 시연 준비를 시작했다.
무엇을 안내할까 고민할 겨를도 없이 책을 펼치고 눈에 띄는 아사나를 골랐다. 나선선을 안내하는 마이크로 레슨으로 ‘마리챠아사나’를 골랐다.
우선 유튜브를 열어 다른 선생님 몇 분이 안내하는 영상들을 훑어봤다. 공통되는 접근과 마음에 드는 포인트를 메모하고, 포털 검색을 통해 글로 된 안내를 살폈다.
‘어렵지 않네’ 하면서 대충 이런 식으로 안내해야지 하는 큰 그림만 가지고 수업에 들어갔다. (직접 입으로 뱉어보는 연습은 하지도 않고서..)
어쩌다 그룹 내 첫 번째 순서가 되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안내를 시작했다. 다들 아는 동작일 테고, 나 역시 처음 본 아사나가 아니기에 인터넷에서 찾아본 안내와 요가원에서 들어본 안내를 짬뽕해서 마음대로 내뱉었다.
어찌저찌 마무리는 했고, 동료 피드백 시간이 다가왔다. 가장 첫 번째로 들어온 질문은 ”수업 대상자의 레벨을 어떻게 설정하셨어요?“ 였다.
잠시 멈칫하고, “그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부끄러웠다. 지도자과정을 듣는 수련자들과 함께하는 마이크로레슨이니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길 바라며 이 시간에 임했던 것이다. 이제 수업을 듣는 입장이 아닌 지도자의 관점으로 넘어갈 때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머릿속을 맴돈다.
두 번째 피드백은 팔로 다리를 감싸 넘기는 부분에서 언어적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급하게 준비했는데 언어 표현에 대한 고민을 했을 리가 없다. 민망함을 감추려고 다른 분들에게 어떻게 이 동작을 안내할 수 있을지 조언을 구했는데, 마땅한 표현을 찾지 못해 선생님께 질문을 했다. 전혀 다른 관점의 역질문이 돌아왔다.
“왜 이 아사나를 선택하셨어요? 꼭 수련자들에게 안내하고 싶은 이유가 있었을까요?”
사실, 교재에서 제일 만만한 동작을 골랐다.
만만한 동작이라 함은, 내 몸이 다른 동작에 비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련자들이 나의 가이드를 통해 무엇을 경험했으면 하고, 이 동작이 몸의 어떤 부분을 타깃 하는지, 목적은 무엇인지 고민이 전혀 선행되지 않았다.
그리 길지도 않은 티칭 연습이니 내가 편한 걸로 얼렁뚱땅 해버리자는 마음가짐이었다.
이어, 선생님께서 이 동작은 해부학적으로 잘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이셨다. 동작을 완성하려다 보면 허리가 굽혀지고, 정렬이 무너지는 등 포기해야 하는 요소가 많은 자세라면서.
언어 표현에 관한 물음에는, 수업을 듣는 사람들에게 이 동작을 위한 가이드가 꼭 필요했을까 되려 물어오셨다.
당시 우리 그룹원들은 이 동작에 제대로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마리챠아사나 안내를 준비했으니 두 손을 잡는 것까지 안내하겠어!’라는 고집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정작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팔로 허벅지를 감싸 돌려서 두 손을 잡는 것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알면서도 흐린 눈..)
선생님께서는 수련자들이 나의 안내에 따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마음의 눈으로 관찰해 보라 하셨다.
진정으로 수련자들이 이 동작을 통한 나선선의 자극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경험하길 바랐다면 그러한 안내는 하지 않았어야 맞다. 안내를 위한 준비만큼이나 현장에서 수련자들의 경험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구나 마음에 새겼다.
그 외에도 비틀기 동작은 몸이 충분히 부드러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하기에는 깊은 자극이 들어가니, 몸을 풀기 위한 사전 움직임을 넣거나 수업 후반부에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혼자 연습하고 말았다면 생각지도 못했을 관점과 세상을 배우는 중이다.
개인 수련과 안내는 전혀 다른 것이다.
수련을 하다 보면 배우거나 깨닫게 되는 것이 하나 둘 늘어가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다른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셨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가이드가 길어진다면 무엇을 덜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 보자는 방향성이 인상 깊다.
결국 안내자는 관심 어린 눈으로 수련자들을 바라보고, 그 사람과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안내를 이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내가 편한 동작, 내가 전하고 싶은 말보다 수련자를 위한 안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