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캔버스

by 시간나무

【 할아버지의 캔버스 】

(원제 : Canvas)


공개연도: 2020년

등 급 : 전체 관람가

국 가 : 미국

러닝타임: 9분

배 급 사 : NETFLIX ORIGINAL




할아버지는 캔버스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할아버지의 시선은 차를 마시는 할머니에 머물러 있다.

할아버지는 바로 할머니를 그리고 계셨는데,

갑자기 할머니의 모습이 사라진다.


장면이 바뀌고,

침대 위에서 홀로 깨어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비친다.

할머니가 누워 계셨던 자리에는 베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어느 날, 딸과 손녀가 할아버지를 찾아온다.

손녀는 할아버지를 닮았는지 그림을 좋아한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자, 할아버지는 그 그림을 벽에 붙여 준다.

할아버지의 그림도구로 손녀는 즐겁게 그림을 그린다.


홀로 계신 아버지가 걱정되는 딸은

가끔씩 한 번이 아닌 자주 찾아뵙는다.

그렇게 다시 찾아온 어느 날,

손녀는 지난번에 마저 그리지 못한 그림을 그리려는데 크레파스를 떨어뜨린다.

크레파스를 찾으러 이리저리 헤매던 손녀는

복도 한가운데, 옷걸이로 가려진 방을 발견한다.


손녀는 떨리는 마음으로 심호흡을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할아버지의 작업실이었다.

그리고 천으로 덮여 있던 한 액자에서 할머니의 그림을 보게 된다.


마침 그때, 할아버지는 함부로 방에 들어간 손녀를 보고 화를 내려는 찰나에

손녀가 들고 있는 액자 속 할머니의 모습을 본다.

할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밀려와, 얼굴을 만지고 싶지만 차마 다가가지 못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손녀는

조용히 자신의 손을 할아버지의 손 위에 올리고

그 손을 이끌어 할머니의 얼굴로 옮긴다.


그 순간,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만난다.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닥쳐온 이별에 대한 분노가

짧지만 깊은 재회를 통해 이별의 상처를 치유받은 듯

마침내 할머니와 미소로 작별 인사를 나눈다.


그날 이후,

할아버지는 다시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고

모든 것을 잃은 듯 하루하루를 견뎌왔지만,

이제는 다시 세상과 마주할 용기를 낸 것이다.


그림 속 할머니는 분명 이렇게 속삭였을 것이다.

'난 당신을 여전히 사랑해요.

당신도 나를 사랑한다면, 지금처럼 지내지 마세요.

다시 그때처럼 그림도 그리고,

딸과 손녀에게 미소를 보여 주세요.

그리고 당신도 웃으며 살다가,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나요.'

라고.




이 작품은 대사가 단 한마디도 없는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그림, 그리고 배경에 따른 색감,

무엇보다 미묘히 변화하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표정으로 이야기를 전한다.

그래서일까. 어떤 애니메이션보다 숨죽이며 바라보게 된다.


대화가 없기에 오히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고,

볼 때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일어나는 영화이다.




이 작품은 감독 플랭크 E. 애브니 3세(Frank E.Abney Ⅲ)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넷플릭스 인터뷰 중에 감독은

"내가 가장 사랑하던 사람을 잃은 뒤,

예술조차 내 마음을 표현하기엔 너무 아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그림을 그릴 용기를 냈을 때,

나는 다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래 제목은 모르겠지만, 갑자기 유행가의 한 소절이 떠오른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삶의 진리를 담은 노랫말 같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자.

그리움은 언제나 뒤늦게 찾아와,

사랑이라 불러도, 후회라는 메아리로 답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할아버지의 캔버스'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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