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바라보기 위해 거울 앞에 선다.
나를 그리기 전에
먼저,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그러다 문득 묻는다.
"너를 가장 잘 아는 이는 누구니?"
"너를 가장 사랑하는 이는 누구니?"
그러나, 거울 속의 너는 대답하지 않는다.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익숙해야 할 얼굴은 낯설어지고,
네가 나인 줄 알았는데
내가 아니었나 보다.
그렇게 아무 대답을 듣지 못한 채
나는 거울 앞에 한참을 서 있다.
화려한 장식 없는 거울 앞에 다시 선다.
나를 그리려는 욕망은 사라지고,
그저 궁금해져
다시 한번 묻는다.
"세수만 한 얼굴도 예쁘다고 말해 줄 이는 누구니?"
"꾸미지 않은 모습조차 곱다 불러 줄 이는 누구니?"
여전히, 거울 속의 너는 대답이 없다.
낯익은 얼굴인데
분명 나인데도,
끝내 침묵은 이어진다.
그제야 나는 깨닫는다.
자신을 알기 전, 스스로를 외면했고
자신을 사랑하기 전,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었으며
자신을 예쁘다 말하기 전, 스스로를 미워했고
자신을 곱다 부르기 전, 스스로를 무너뜨려 왔다는 것을.
그래서 차마 대답을 하지 못한 것이다.
상처가 나를 가려
나를 바라보지 못하게 했다.
거울은 숨기지도, 꾸미지도 않은 채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뿐이었다.
나는 묻기를 멈춘다.
묻지 않고 그냥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말한다.
거울 속의 너에게...
자신을 알아야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할 때
비로소
자신을 있는 그대로 그릴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