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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ㅎㅇ Dec 04. 2021

주 6일, 득근을 위한 쇠 질 속으로 #4

극성실한 인간이 애플워치를 산다는 것은

저번 달 초에 애플워치를 샀다. 평소에 액세사리 하는 걸 싫어해서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에도 구매를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달 11월에 십 일절, 빅스마일데이 등 쇼핑몰들이 일제히 제공한 파격적인 청구할인에 꽂혀 질렀다. 애플워치 7, 당연하게도 나이키 에디션.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나는 관심 있는 것에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이 오져 버리는 인간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애플워치를 산 뒤 완주를 기록하는 재미에 하루도 쉬지 않고 운동을 하는 것.




9일, 24일은 시계를 두고와 운동 기록이 없지만, 운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닌 ^^*


  본디 나란 인간은 


회사가 4단계에 돌입해도 웬만하면 출퇴근을 하였다. 퇴근할 때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비가와도, 눈이 와도 매일 달렸던 시절이 있었다. 러닝 후 턱까지 숨 차오름이 주는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 

애플워치를 구매한 뒤, 매일 운동한다. 운동 완료하기를 누르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엉겁결에 들어온 광고회사 업을 생각보다 오래 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끝내는 기분이 생각보다 좋아서. 


  과정이 어찌 되든 상관없다. 나는 일을 끝내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나는 맨날 달리고, 쇠를 들고, 재택보다 출퇴근을 선택하고, 업을 유지하고 있다. 마무리하고 “아 드디어 끝!” 하고 마무리를 선언하는 것이 나를 짜릿하게 한다.


  어제, 오늘은 다소 무리를 했는데, 퇴근을 하고 2시간 동안 웨이트와 유산소를 하고 간신히 집에 와서 밥 먹을 힘이 없어 단백질 파우더 한 잔 타 먹고 잤다. 오늘 새벽에 급 허기가 몰려와 새벽 3시쯤 잠을 깨 4시에 맥도날드에 가서 맥모닝을 먹었다. 시럽 듬뿍 바른 핫케이크가 몸에 들어오니 갑자기 기운이 솟아서 새벽 6시에 또 헬스클럽에 가서 2시간 동안 웨이트를 했다. 그리고 획득한 배지를 보며 뿌듯해하는 지랄이 정성인 상황. 


  일, 스포츠, 하여튼 내가 정성을 들이는 것들에 대가를 바라는 건 아니다. 이를 통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게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니다. 뭔가 끝내고 마무리되는 과정을 겪고 싶을 뿐이다. 힘들 때마다 생각한다.  


언젠간 모든 것은 끝날 것이다. 그러니까 괜찮아 

  당분간은 애플워치 덕분에 하루하루 마무리하는 즐거움에 짜릿할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슬슬 무릎이 아픈 것 같으니, 나 새끼 부디 오늘 저녁엔 뛸 생각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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