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오늘도 아이 때문에 잠을 설쳤다. 아이는 가만히 자질 못한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그러다 내 발 아래까지 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혹시라도 아이를 찰까 잠이 확 달아난다. 어쩔 수 없이 조명을 켜고 아이를 제 자리에 원위치 시키는데 아이가 무거워서 힘을 꽤 써야 한다. 잠은 더욱 확 달아난다.
나는 원래 잠과 친한 사람이 아니다. 잠귀도 밝고, 자는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며 살았었다. 하지만 이젠 지난날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고 몇 가지를 노력 중이다.
첫째, 자기 전 핸드폰을 하지 않는다. 고요하고 캄캄한 겨울의 밤, 밤이 되면 우리 몸에서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잘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앞에 핸드폰을 펼치고 청색광으로 눈을 후벼파면 우리는 다시 각성 상태로 돌아가고 만다. 잠을 실컷 쫓아낸 뒤 이불을 찾아가는 비합리적인 행위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SNS 하는 걸 시간 낭비라고 했다. 수면 앞에서만큼은 핸드폰도 그러하다.
둘째, 커피를 적당히 마신다. 이건 좀 힘든 일이긴 하다. 아침에 일어나 점심에 먹을 커피 생각을 하는 나인데, 커피를 맛있게 먹기 위해 점심은 거들 뿐인 나인데, 특별할 것 없는 학교 생활에 잔잔한 파장을 울려 줄 커피를 막는 건 지나치게 가혹하다. 그래도 별수 없다. 아침 커피는 참거나 디카페인, 점심 커피는 정해진 양만 먹는다. 물론 실패가 잦다.
셋째, 못 자도 괜찮다는 마음을 갖는다. 잠을 못 자 괴로운 건 육체적 피로도 있겠지만 이미 잠을 자지 못했다는 불만과 짜증이 정신을 지배해 버린 탓이 크다. 일어나자마자 난 오늘 잠을 적게 잤고, 하루 종일 피곤한 하루를 보내야 한다고 마음에서 지고 시작하니 하루가 잘 풀릴 리 없다. 하루 잠 못 잤다고 큰일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니 오늘 하루 지지 말고 활력 있게 보내다가 밤에 돌아와 물미역처럼 축 늘어져 침대에 눌어붙어 자면 된다.
중년의 내 몸은 소중하다. 젊은 시절을 버텨 준 내 몸을 보살피고 보듬어야 한다. 축난 곳을 깁고 채워 온전히 해야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잠이 중요하다. 오늘 하루를 버텨 준 내 몸에게 고마워하며 따스한 위로를 전하자. 따뜻한 이불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