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나고 점수를 확인시켰다. 점수를 보고 만족하며 기뻐하는 학생보다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훨씬 많다. “실망하지 마라 새삼스럽게. 언제는 잘 봤냐. 원래 시험은 못 보는 거야.” 아이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
성공한 경험이 쌓이면 자존감이 향상된다. 우리는 성공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고 또 다른 도전을 가져간다. 도전에 비록 실패하더라도 경험을 통해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 그것이 자존감이다.
학생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학교에서의 성공 경험은 대부분 시험, 성적에 기인한다. 그런데 성적을 통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관계를 맺는다. 그 과정에서 배려와 봉사, 리더십 등 자신의 다양한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공부가 아닌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칭찬과 인정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의 학교는 다양한 아이들이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지만 성공 경험을 쌓기가 어렵다.
성적이 아닌 다른 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자존감을 키우고 성인이 되어 자신만의 멋진 삶을 꾸릴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성적이 아니더라도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획일된 기준이 아닌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서로의 삶을 인정하면서, 비교하거나 평가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사회를 만들어 가는 어른들이 더 똑똑해져야 한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학력과 학벌의 중요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예전처럼 뉘 집 아들이 시험을 몇 점 맞았다더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살아온 삶이 정말 행복했는지 물어보고 자녀에게도 그러한 삶을 살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자녀는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룰 도구가 아니다. 공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공부만이 살 길이라고 자녀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시대적으로도 맞지 않고, 교육적으로도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