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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옥 Apr 17. 2023

사별 후 6년 _ 그대를 보내고

살아남은 것들은 모두 위대합니다

1. 그대를 보내고 : 살아 남은 것들은 모두 위대합니다 

 

당신을 보냅니다. 2017.10.


당신이 그렇게 쓰러지고 

처음에는

나는 우리의 어린 아이들에게

이제 아빠가 없다는 것이


그 사실이 너무 슬펐습니다

그래서 마구 울었습니다


내가 우리 아이들이 품어야 할 그 아픔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늘 곁에 부모님이 계셨던 나는

아빠가 없이 자라야 할

내 아이들의 고통을

아마도 나는

절대 알아주지 못할지도 모르기에

그것이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나는 당신이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만나서 지냈던 동안

우리의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너무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이, 당신과 사는 것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나의 목숨과도 같은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앞으로 얼마나 지난하고 힘이 들지

아직 잘 알지 못합니다. 


당신을 보내고, 

당신을 만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 자신이 지녔던 많은 것을 버렸던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나는

이제 내게 얼마나 많은 힘듦이 있을지 헤아리지 못합니다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빠 라는 빈 자리가

생각날 때마다

얼마나 많은 고통의 밤을 보내야 할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나는 당신의 유해를 바다에 떠나 보내며

3년 동안 나의 남편이었던 당신께 안녕을 말했습니다


이제 당신,

나의 사랑이었고

나의 남편이었고,

27개월 아들 8개월 딸을 함께 낳았던 당신


나는 그런 당신을 이제 보냅니다

안녕





2. 벌써 사별 후  6년여. 

예전에 썼던 글들을 정리하다가. 

브런치에 올려두고 글이 좀 쌓이면 순서대로 (브런치 내에서) 책을 한권 만들어둘까. 


아이들이 있으니, 어케든 유용할 수 있겠지 싶어서. 


정리를 하려고 , 이 브런치에 다시 들러서 

글들을 올려둬야지 했는데, 이 글은 올리려다가 말고. 말고. 망설이다가 올린다. 


2017년 10월, 그 사람이 떠난 후 며칠 후에 썼던 글인듯. 


6년이 지난 지금 나 조차도 예전 글들을 돌아보니 또 그때의 감정들이 새록새록 하다. 

나는 지금보다는 어렸었고, 애기들도 어렸고, 

남편이 갑자기 쓰러지고, 혼자 남아 너무 큰 일에 어쩌지 못했던 시간들. 

결혼하고 살면서, 커리어도 포기하고, 상속포기로 월세집만 달랑 남았던 나는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고, 

아빠가 없는 빈자리를 가진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두려웠었다. 

그리고 그렇게 정말 숱한 울음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매일 밤 울면서 잤던 날들. 


하지만 다행히. 

나는 정말  집도 없고, 돈도 없고, 직업도 없고, 아주 어린 아이 둘만 있었지만. 

그래도 살아남았다. 정말 다행히도. 


지금은 어엿하게? 내 커리어도 꾸려가고 있고, 


자기도 커서 아빠처럼 의사가 될 거라면서, 

꼭 해야 되는 것들 중에, 가장 어렵고 힘든것을 먼저 하는 아들과 

자기 꿈은 아이돌이라면서 맨날 거울 보고 예쁜 척 하면서 춤을 추는 딸은 

매일 우리 같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또 여기저기 열심히 놀러도 다니고,  너무 예쁘게 잘 자라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벌써 만난지 2년이 되어가는, 

반지를 나눠끼고, 매 주말마다 우리를 찾아오는 

남자친구가 생겼다. 


부러 시키지 않아도, 삼촌(남자친구)를 아빠라고 부르고 싶어하고, 이미 아빠라고 말하고 다니는 내 아이들. 

아빠라는 말을 불러본 적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아빠의 역할을 해주는 존재가 생겼고, 

요즘 나는 참 복이 많고, 가진 것이 참 많은 여자라고 매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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