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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월차선 Aug 24. 2022

만만하지 않은 코로나

Covid19, 말 그대로 무려 2019년부터 발생해서 아직까지 우리의 삶을 괴롭히고 있는 녀석이다.


당시 유치원을 다니는 아들이 있어 코로나에 걸리지 않게 마스크도 잘 쓰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의 신경을 썼었다. 그래서인지 올해 초 대규모 유행으로 직장 동료들이 상당수가 코로나에 걸려 고생을 할 때, 우리 가족은 운이 좋게도 넘어갈 수 있었다.

아이들 사이에서의 전염도 심각했으나 우리 아들은 면역이 강했는지 매번 찾아왔던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어쩌면 우리 가족은 코로나에 끄떡없는 '슈퍼 유전자'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런 착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매년 여름에는 부모님의 생신이 있다.

아버지는 7월, 어머니는 8월이라 대부분 여름휴가시기랑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도 생신을 맞이하여 모임을 계획을 했다.

부모님의 살고 계신 곳이 멀고 더운 여름에 집에 있기 그래서 리조트를 예약을 해서 모이기로 했다.

코로나 녀석은 얄밉게도 이때 찾아왔다.


경주로 출발하는 날 아침, 일어났는데 감기가 걸렸는지 몸에 힘이 없었다. 새벽에 에어컨 바람이 춥다고 느껴졌었는데 가벼운 냉방병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기운이 없어 운전은 와이프에게 맡기고 조수석에서 늘어져있었다. 신기하게도 매우 더웠던 여름 날씨였는데 그날은 더위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도착한 리조트에서 부모님을 만나서 반가웠던 것도 잠시, 방에 누워 잠을 잤다. 그때까지도 잠을 자고 나면 나아질 거라 굳게 믿었다.


코로나 아니야?

잠에서 깬 나의 이마를 만져보시고는 뜨거운 열기에 깜짝 놀란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셨다.

나는 여태 걸려본 적도 없고 또 걸릴만한 행동(?)이 없었기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했지만 와이프와 함께 검사를 받으러 근처의 병원에 찾아갔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이야기하고 검사를 받았다.

출처 : pixabay

결과는 당연하게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내가 제대로 관리를 못해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큰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당연히 모임은 파토가 났고 생신 축하를 위한 케이크는 뜯어보지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결론적으로는 와이프, 아들, 어머니가 추가 확진이 되었고 격리 생활을 겪게 되었다. 정말 아파서 힘든 경우와 큰 고생 없이 잘 쉴 수 있다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나의 경우는 첫 번째였던 것 같다.

와이프와 아들도 하루는 열이 많이 나서 고생을 많이 했다. 연세가 있으신 어머니도 아버지와 격리 생활을 하시며 힘든 시간을 보내시게 되었다.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길고 긴 일주일간의 격리는 끝이 났지만, 계속해서 나오는 기침과 가슴이 답답해지는 가래는 여전히 남아서 괴롭혔다. 병원에 가보니 기관지염이 의심된다고 항생제를 추가로 처방해주었다.

'확실히 감기와는 다르고 지독하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직장으로 출근을 했지만 계속해서 나오는 기침소리가 동교들에게 민폐를 주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가 않다.




이쯤 되면 오히려 걸리는 게 나은 거야? 올해 초 코로나 대유행이 왔을 때 아들이 나에게 했던 질문이다. 당시 주변에 확진자가 너무 많아 우리 가족도 수시로 PCR이나 신속항원 검사를 받으러 다니느라 너무 힘들었던 기간이었다.

그래서 나도 '차라리 걸리는 게 나은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의 대답은 무조건 '아니'이다.

코로나는 걸리지 않는 것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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