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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의 답답함, 집에만 있어야 할까?

만원의 행복

by 추월차선

날씨가 미쳤다. 하늘은 높 시원한 바람이 분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완연한 가을이다. 모처럼 날씨 좋은 주말을 가족과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하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지속 중이다.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문자도 매일 온다.

그래서 동네에서 외식하러 나가는 것도 조심스다. 근처 쇼핑몰 같은 곳으로 시간 때우러 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심지어 그런 곳에 가면 불 필요한 지출도 하게 된다.

예전에 자주 가던 자연 휴양림 생각났다.

숲에서 그늘막 텐트를 치고, 음식을 먹으며 여러 가지 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저렴한 입장료만 내고 나면 추가로 드는 비용이 없다. 우리 가족은 날씨가 좋을 때마다 그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휴양림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안타깝게도 운영을 안 한는 자동 응답 메시지가 왔다.



멀리 가지 않고도 놀러 가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을 했다. 생각나는 것들은 죄다 사람들이 많고 불필요한 소비를 할 것 같은 장소뿐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집 앞에 공원에 가서 점심이나 먹기로 했다.

조그만 카트에 돗자리와 테이블 정도만 챙겼다.

먹을거리는 집 앞에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산다.

나는 도시락, 아들은 삼각김밥, 와이프는 떡볶이를 샀다. 합쳐서 만원이 조금 넘은 것 같다.


집 앞에 공원에서 그늘진 나무 밑에 돗자리를 폈다.

그리고는 편의점에서 사 온 음식들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먹는다.

세상에 이게 뭐라고 이렇게 맛있고 행복할 수가 없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더욱 기분 좋게 한다.

만원 조금 넘는 금액으로 우리 가족 모두 든든하게 먹었다. 그리고는 아들과 장난감 비행기와 자동차를 가지고 논다. 아들도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표정이다. 집 근처에서 가을소풍 기분을 마음껏 냈다.


동네 주민들이면 모두가 아는 흔한 곳이지만 마치 나만의 명소를 찾은 듯한 기분이 든다.

명절 연휴 동안 이곳에 매일 서 즐기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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