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 호텔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옆으로 골목이 보였다. 항상 보이던 골목이지만 언제나 그냥 지나치던 곳이다. 오늘은 별다른 일정이 없는 한가한 날이었기에 골목 탐방을 해보기로 했다. 만약 막다른 골목이라 길이 호텔로 통하지 않는다면 다시 돌아 나오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골목 안 세상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그림 같은 멋진 집들이 있었고 정글 같은 숲과 계곡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계곡에 흐르는 맑은 개천 사이로 사람들이 놓아둔 작은 다리가 걸쳐 있었다. 왠지 내가 묵는 호텔로 통하는 길 아닐까 싶어다리를 건넜다. 다행히도 내 예감이 맞았다. 계단을 올라오래된 사당 몇 개와 골목 몇 개를 지나자 마침내 호텔로 향하는 큰길을 만나게 되었다. 항상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쌩쌩 달리던 인도가 없는 큰 길로만 조심스레 다녔는데 제법 걷기 좋은 산책로를 발견한 것이었다. 뭔가 소중한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삶도 실은 이런 것이 아닐까?
매일 지나쳐가는 무심한 일상 속에 우리가 찾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 숨어 있지는 않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