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시작하는 오늘 스스로에게 또 잔소리하고 있다. 빨리, 이것 저것 오늘 **만나고 할 일은... 일어나기도 전에 잔소리로 단련된 몸이다. 잔소리에 익숙해진 몸은 자연스럽게 잔소리와 더불어 하루를 시작한다. "여기에 둬야지 치워야지 잊지 말고~~~" "알았어요~~" 볼멘 메아리가 돌아온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약속한 때가 오기도 전에 다시 물어본다. 확약을 한다. 염려와 관심의 표출로 생각했지만, 상대방에겐 그게 "다그침"이란 것을 몰랐다. 마지못해 알았다고 대답하는 마음속에는 원망도 섞여 있던 것이다.
하루 동안 했던 말이 상대방과 나에게 꼭 필요했던 얘기였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50% 이상은 하지 말았어도 될 말들이었다. 잔소리였다. 내일은 그만 줄여야겠다는 결심과는 상관없이 "잔소리"는 물을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능력을 가진 허브처럼 향기로 유혹한다. 단호한 대처가 없이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식과 경험이 늘어날수록, 수그러지는 벼와 달리 오히려 말이 더 많아진다. 말들의 대부분은 하지 않아도 될 말들, 잔소리다.
잔소리는 쓸데없는 말 또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필요 이상으로 반복하거나 참견하고 말하며 때론 꾸짖기도 하는 것을 말한다. 쓸데없는 말이란 단서가 있긴 해도, 모두 쓸데없는 말은 아니다.
단지 여기서 중요한 점은 쓸데없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중요한 말이라 해도 받아들이는 상대방에서 잔소리로 여긴다면 쓸데없는 말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잔소리는 지극히 객관적이다. 주관적 입장에서 하는 잔소리가 사실은 객관적이라는 것을 빨리 깨닫고 멈춰야 한다.
잔소리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두 번 이상 말하는 것을 말한다. 한번 얘기하면 될 것을 두 번째로 넘어가면 잔소리가 된다. 물론 잔소리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한번 해도 듣지 않기 때문에 다시 말하게 되고 얼르고 때로 달래기도 한다. 그래도 실행이 안되면 부탁도 해보고 결국은 평가에 이른다. 때때로 조직에선 좋은 결과를 위해 이렇게 잔소리를 동반했었다. 어찌 생각하면 잔소리 없이 된 일도 없었지만, 누군가는 잔소리꾼의 악역을 맡기도 했다.물론 요즘 풍경은 상당히 변화되고 있다. MZ세대에서야 이해될 행동이겠는가.
사실 잔소리를 하는 것은 상대방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왜냐하면 상대방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염려 이면에는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부족한 자신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잔소리를 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결과물에 접해서 하기보다는 결과물도 접하기 전에 말이 먼저 나간다. 잘할까 잘 될까 하는 나의 기준에 비해 백 프로 만족되지 않는 상대방의 행동을 자꾸 확인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확인하기보다는 그렇게 해야 적성이 풀리는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잔소리를 멈춰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은 잔소리를 많이 하지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 혹 잔소리를 듣는 경우라면 결코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말아야 한다. 잔소리를 하는 상대방은 당신은 괴롭히려는 의도보다는 잔소리를 통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하는 것이니까. 그러니 때로는 그러려니 하고 받아넘기는 지혜도 필요하다. 덧붙인다면 스스로의 주인이 되어 잔소리가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다면 더 좋겠다.
잔소리를 멈추는 것은 쉽지 않다. 강인한 결심과 힘이 필요하다. 잔소리를 하고 싶은 그 순간을 누를 수 있는 힘이 필요하고, 상대방과 스스로의 신뢰를 믿는 힘이 필요하며, 스스로에게 자유를 주는 내일을 볼 줄 아는 힘이 필요하다. 힘들어도 버려야 만 하기에 인생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