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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Jan 26. 2022

지나간 방금 전, 내 보내는 힘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두는 힘이 필요하다.




방금 전 일이라도 이미 지나간 것은 과거다. 이 장은 후회와는 조금 다르다. 지나간 일에 대해선 연연하지 말자는 의미다. 인간사 희로애락, 지나간 일에는 반드시 서글픈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도 많았다. 지나간 좋은 일은 기억하고 좋지 않았던 일은 잊자는 얘기가 아니다. 지나간 것들은 지나간 것으로 두자는 말이다.

굳이 지나간 일을 "떠내려간"이라고 표현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인간 의지와는 상관없기 때문이다. 잡으려고 혹은 밀어버리려고 지워버리려고 애를 써도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간다. 단지 인간이 만든 시간이라는 숫자에 나타나 보여 마치 상관있는 듯 보일 뿐이다.


흘러간 것들에는 꼭 잡고 싶었던 것들이 많다. "흘러갔기에 더 잡고 싶은 것이었다" 생각하라.

지나 버린 일에는 아쉬운 것들이 많다. 돌아가서 다시 고쳐 놓고 싶은 것들도 많다. 돌아갈 수 없기에 더 그리 생각된다고 이해하라.

신은 공평하다. 지금 생명 있는 것들에게 는, 지나간 것까지 공유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다. 오직 지금 이 순간을 누리고 갈 수 있는 자유만 주어져 있다. 그러기에 삶과 죽음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과거를 보내는 데도 힘이 필요하다. 현재를 버티고 있는 만큼의 강한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 좋았던 기억은 지금의 자양분으로 살아있으니 그 시절을 그리워할 것도 아니며, 후회되는 많은 일들은 이미 지나간 일들이니 새삼 끄집어낼 이유가 없다. 후회는 밟을수록 더 자라나는 보리밭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힘이 필요하다. 오늘움켜 잡고, 방금 떠 내려간 건너편은 흘러가게 두는 것이 인생 면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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