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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1. 2022
마당 안의 모자상
어머니의 마음으로 품어가는 마당
마당 안에 새 식구가 왔다. 얼마 전, 도예를 하는 지인 후배가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만든 작품이라며 선물한 것이다. 평소 그 집에 갔을 때 맘에 들어하던 내 모습이 생각나 선물했다고 한다.
아이를 꼭 품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다.
도예작품을 잘 모르지만,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여느 유명한 도예가가 만든 작품보다 더한 감동을 안겨준다. 지금은 많은 작품을 만들고 있는 후배가 도예에 입문해 가면서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하던 때라 전문 도예가가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도예에 대한 열망과 순수한 열정이 온전히 녹아있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자신의 바람과 정성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무엇보다 눈을 감고 아이를 품고 있는 엄마의 모습, 표현하지 않은 입에서 아이를 향한 끌 없는 모성애와 간절한 기도가 그대로 전해온다. "인정"과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붙기 전의 순수한 마음이, 모든 것을 주고 싶고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어머니의 모습으로 잘 표현되어있다.
실내에 놓을 수도 있었지만, 어쩐지 마당에 자리를 잡아주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무와 꽃들 사이에 모자상 자리를 잡아 주었다. 마당이라는 이미지는 어머니와 너무도 닮아있기에 잘 어울린다.
"어머니와 그의 자녀"는 세상을 이어온 역사, 그 자체다. 고고학적 유물 중에도 어머니를 묘사한 작품들이 많다. 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구석기시대의 여인상인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아이를 안고 있진 않지만, 어머니를 묘사한 것이 아닐까. 물론 그 시대의 다산과 풍요를 위한 상징적인 작품이고 고고학적 해석도 다양하지만, 짧은 소견으로는 힘들었던 시절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어머니의 열망을 표현한 부분도 있지 않나 여겨진다.
모자상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작품이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만났던 피에타에 대해서는 "스마트폰으로 쓴 이탈리아 기행기 5. 티볼리, 로마 2편에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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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늦은 오후에 마당 데크 한쪽에 아기새가 쭈그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었다. 놀라 가까이 보니, 똥도 약간 지린 상태였다. 염려하며 해줄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물을 떠 와 앞에 놓아주려 했다. 놀란 아기새는 데크 아래로 살짝 날아 내려갔다. 멀리 날아가지 못하는 것을 보니, 어딘가 다친 것은 아닌가 싶어 미련한 인간은 물을 그 앞으로 옮기려 했다. 아기새는 푸다닥하더니, 데크 밑으로 들어갔다.
아! 내 생각엔 아기새를 도와주려고 한 일이지만, 본능적으로 인간을 피하도록 교육? 된 아기새는 엄마가 아닌 무엇인가가 다가오기에 피한 것이었다. 고개를 숙여 데크 밑을 보려 하지만, 아기새는 보이지 않았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새소리가 요란했다. 아까부터 전선줄에 앉아 계속 울어대던 새가 아기새의 어미였나 보다. 새들이 많이 지저귀는 곳이라 신경도 안 썼는데, 다시 보니 홀로 앉아 "찌리릭 찌리릭" 구슬프게 울어대고 있었다. 아기새의 엄마인지, 함께 어딘가 가다 추락했는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쭈그리고 앉아있던 아기새가 있었고, 새 한 마리는 전선줄에 앉아 계속 울어대니, 아기새의 엄마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생각되니 더 미안했었다.
자연과 하나 되어 사는 생명체의 모성애는 본능이다. 때로 자연을 거스르고 군림하는 인간세상에서는 간혹 부모가 자식을 학대하고 버리기도 하는 서글픈 얘기를 접할지도 모르지만, 모성은 대지의 본능이라 자연 속에선 그런 일이 없다. 대지는 어머니처럼 품어주고 감싸 안아 어떤 모습이라도 받아들이며 함께 해 준다.
마당 한쪽에 자리 잡은 모자상이 나무와 꽃들과 어울리며 대지와 더불어 오랫동안 풍요롭고 너그러운 마음을 보여주면 좋겠다. 땅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땅 위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새들까지도 감싸주고 품어줄 수 있는 마음과 더불어, 인간사 다양한 일들 웃으며 넘겨가는 여유를 내게도 나눠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