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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시집
ktx를 타고 4.
by
opera
Oct 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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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거둔다는 것은
그것만큼 희생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보듬어 줄
마음에서 시작되지만
사랑은 좋아하는 마음만큼
책임져야 하는 일이라
,
나보다 그가 우선되어야 하는 지라
,
희생을 감
내해야 합니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
는 요즘
같은
날
씨
엔
낮엔 따뜻할 마당을 생각하면
미니 온실을 열어둬야 합니다.
습기를 한껏 먹은
로즈메리의 여린 잎을 놀라게 하며 들어 올
차가운 새벽 공기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동녘 하늘 수줍게 붉은 얼굴을 물들이며
올라오는 해님을 만나기 위해선
온몸을 떨며 서러워할 상추
에
게 미안할 뿐입니다.
로즈메리야, 상추야
,
제 삶을 즐기다 자연 속으로 간다지만
애정과 정성으로 받이들임에만 익숙했던
욕심의 생채기는
흘려보내는 것에 아직도 인색
함
을 보여 줍니다.
자연 속의 생명들은
아픔을 통해서라도
배우게 합니다
왜냐면
사랑은 전부를 주는 것 같아도
반드시 가져갈 것도 찾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을 세상 같아 보여도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돌려놓아야 하는 것이 세상입니다
무엇보다
,
사랑을 얻고자 한다면
얻는 것보다 더 많은 보냄을
경험할 수도 있음을 깨우쳐주는
아침입니다.
keyword
사랑
희생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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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가꾸기 마음 가꾸기 그림일기
저자
정원 가꾸며 흙에서 배워가는 자연 속 일상의 다양함과 여행으로 얻는 인문기행기를 쓰고 그리며, 순간의 이어짐을 소중히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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