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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를 타고 4.

by opera


무언가를 거둔다는 것은

그것만큼 희생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보듬어 줄 마음에서 시작되지만

사랑은 좋아하는 마음만큼

책임져야 하는 일이라,

나보다 그가 우선되어야 하는 지라,

희생을 감내해야 합니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는 요즘 같은

낮엔 따뜻할 마당을 생각하면

미니 온실을 열어둬야 합니다.

습기를 한껏 먹은

로즈메리의 여린 잎을 놀라게 하며 들어 올

차가운 새벽 공기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동녘 하늘 수줍게 붉은 얼굴을 물들이며

올라오는 해님을 만나기 위해선

온몸을 떨며 서러워할 상추게 미안할 뿐입니다.


로즈메리야, 상추야,

제 삶을 즐기다 자연 속으로 간다지만

애정과 정성으로 받이들임에만 익숙했던

욕심의 생채기는

흘려보내는 것에 아직도 인색을 보여 줍니다.

자연 속의 생명들은

아픔을 통해서라도

배우게 합니다

왜냐면

사랑은 전부를 주는 것 같아도

반드시 가져갈 것도 찾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을 세상 같아 보여도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돌려놓아야 하는 것이 세상입니다

무엇보다,

사랑을 얻고자 한다면

얻는 것보다 더 많은 보냄을

경험할 수도 있음을 깨우쳐주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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