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김치 2
묵은 김치는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오래된 김치는 어머니의 사랑이다.
금방 담은 겉절이 김치처럼
노란 속살이 고소했던 김장김치처럼
맛있는 김치는
당연한 줄로만 알았던
나와
언제까지라도
맘께 있어 줄 것 같았던
어머니였지만
오래된 김치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때 돌아보니
곁에 계시지 않는다.
그래도 사랑을 받고 살아
소중한 분들이 나눠준 김치를
고마운 마음으로 익혀
해가 지나 열어보니
나는
만들지 못한
어머니의 손맛을 불러오는 맛있는 김치가 되어있다.
이 김치는
사랑으로 담그고
시간으로 버무려
견뎌온 일들로 익어 온 김치다.
다져졌던 아픔과 진득한 그리움은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간 세월과 함께
깊고 맛있는 향기로 배어진
묵은 김치가 되었다.
한 잎 뜯어
먼저 입에 넣어 주시던
어머니의 사랑
묵은 김치는
잠든 나의 배를 쓰다듬으시며
먹지 않아도 배부르시다던
어머니의 어머니
외할머니의
내리사랑까지 불러
함께
그리움의 간이역으로 이끄는 전령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