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아파트의 이른 아침 산책길도 자연의 생명이 열어가는 시골 아침과 다르지 않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화답하는 초목들의 조용한 공명으로 시작하는 시골에선 보기 힘들, 사람들로 조금은 소란스럽게 부지런한 아침을 느낄 수 있어 나름대로 좋다.
이른 식사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달려가는 사람들, 어찌 펼쳐질지도 모를 하루를 위해 총총걸음으로 움직이는 직장인들 사이로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아쉬운 듯 뒤돌아 보는 부모의 뒷모습이 포개진다.
또래또래 조잘거리며 정답게 학교를 향해가는 미래의 꿈나무들, 아이손을 잡고 건널목을 건너가는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낯선 모습이 없는 아침은 온몸으로 열정을 공급하는 동맥과도 같다.
아파트를 한 바퀴 돈 후 트랙을 몇 바퀴 더 돌고 갓 구워낸 식빵과 커피 한잔을 사기 위해 상가로 향했다.
주문하는 즉시 원두를 넣어 직접 갈아주는 커피, 부드럽게 아침을 깨우는 부드럽고 진한 커피 향(커피 향은 몇 가지 표현으로 묘사하기 힘든 다양한 느낌이 함축된 향이라...) 언제 맡아도 좋지만, 아침에 맡는 커피 향은 더 좋다. 시나몬을 살짝 뿌린 부드러운 거품이 가득한 까페오레를 주문했다.
커피를 들고 옆 베이커리에 들러 아직 따뜻한 식빵과 에그타르트를 두 개 사서 나온다.
잠시 벤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본다. 열린 하루를 반갑게 맞이하며 같지만 또 다르게 펼쳐질 하루를 기대하는 사람들 속에 오늘의 나도 잠시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는 수도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