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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ra Dec 12. 2023

돌아보면 사랑인걸


사랑한다고 아무리 외쳐댄 들, 

따뜻한 펼침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허공만 돌고 도는 찬 바람에 불과하다.

천애고아 찬 바람은, 절절이 사무친 고독만 아는지

"사랑한다 사랑한다"를 반복하며 왈칵 달려들지만,

그럴수록 남은 옷까지 벗겨 버리며

막 나오려는 새순마저 여미게 할 뿐이다.

차라리

스스로를 낮추고 부드럽게 한번 돌아본다면

몰랐던 사랑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을...


12월 중순이 무색하도록 수고한 남천은

아직도 빨간 잎에 더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많이도 품어 있고,

옆의 동무 산딸나무는

가녀린 목대, 마른 가지만으로도

멋진 자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가만히 바람 잔 새,

꽃몽오리 품은  가지아래 붙어있는 하얀 솜털...

내년 봄을 기약하며 알을 숨겨둔 벌레집이다.

덜컥...

펴보지도 못한 꽃몽오리에게

미안하지만 잘라버린다.


아직도 제 세력만 펼치려는 바람은 알기나 할까?

사랑을 얻기 위해선

자신조차 버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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