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아무리 외쳐댄 들,
따뜻한 펼침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허공만 돌고 도는 찬 바람에 불과하다.
천애고아 찬 바람은, 절절이 사무친 고독만 아는지
"사랑한다 사랑한다"를 반복하며 왈칵 달려들지만,
그럴수록 남은 옷까지 벗겨 버리며
막 나오려는 새순마저 여미게 할 뿐이다.
차라리
스스로를 낮추고 부드럽게 한번 돌아본다면
몰랐던 사랑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을...
12월 중순이 무색하도록 수고한 남천은
아직도 빨간 잎에 더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많이도 품어 있고,
옆의 동무 산딸나무는
가녀린 목대, 마른 가지만으로도
멋진 자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가만히 바람 잔 새,
꽃몽오리 품은 외 가지아래 붙어있는 하얀 솜털...
내년 봄을 기약하며 알을 숨겨둔 벌레집이다.
덜컥...
펴보지도 못한 꽃몽오리에게
미안하지만 잘라버린다.
아직도 제 세력만 펼치려는 바람은 알기나 할까?
사랑을 얻기 위해선
자신조차 버려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