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정 Aug 08. 2021

고해성사


그랬을까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감히 바라보다 기어코 탐한 눈을

어찌해야 할까

이 자연스런 욕망이 인간적이라면 감히 어느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똑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난 마당에 감히 누가

죄를 말할 수 있을까


이해가 가지 않는 당연한 사실들

가진 것 없이 떠돌아다니면서도 누군가를 마음에 담고

감히 사랑이라 말한다면

먹을 것 없어 쓰러질 위기에도 한 사람의 얼굴이 스치고

감히 보고싶다 말한다면

병들어 숨이 넘어갈 상황에도 그대 미소 떠올리며

감히 행복했다 말한다면


그래, 사랑은 그런 것이지만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극한의 상황이지만 당신이 보였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당신을 담았고

극한의 상황안에서 나는 당신을 안았습니다

맨 몸뚱이로 무의 존재에서 만난 태초의 모습으로

인간이라면 당연한 욕망을 당신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사랑인가 의심하지도 사랑이라 확인할 필요도 없는

가장 원초적이고 순수한 인간의 의식이라면

아름다운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성인이 아닌 인간이라 이해하겠습니다


누군가를 담은 마음은

어쩌면 탐욕이고 욕망일 수도

어쩌면 사랑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원초적인 인간의 본성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어느순간 끝이있고 어느순간 다시, 시작이 있나봅니다


왜 그랬나면,

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그리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