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게 아니야
그저 숨어 있는 거지
조금만 내려다보면 바닥이 훤히 보일텐데
조금만 다가오면 나를 찾을텐데
보이는 게 다인 듯 멀리서 보기만 하지
물처럼 그렇게 흐르는 것도 쉽지않아
바닥이 드러나지 않게 경계를 유지하고 있어
나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아
그저 조금만 용기를 내어주면 돼
난 숨은 게 아니야
그저 날 봐 주지 않았을 뿐
조금만 다가오면 내가 훤히 보일텐데
보이는 게 다인 듯 제자리에서 멈추기만 하지
어쩌다 마주치면 놀라서 도망치는 너를
바라만 보고 있었을 뿐
난 단 한번도 먼저 다가간 적이 없었어
맹세해
I AM NOT A SN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