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바다를 앞에 둔다
물결이 왔다갔다 내 앞에 있다
파랑 하양 그 밑에 하늘색 또 투명색 참 많다
순식간에 밀려왔다 간다
다른색들이 모여 한바탕 폭발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누가 결국 옳은 것인지 중요하지 않다는 듯
파도는 그렇게 산산히 부서져버린다
봐라 또 보아라
이렇게 쏟아져 내리는 거품들을
그들이 담고있던 수많은 시간과 감정들을
ㅇ지켜보아라
멀리서 고요한 바다도 이리 움직이는 것을
똑똑히 보아라
부서지고 머물고 다시 모였다 사라져야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봐라 꼭 보아라
햇빛에 다 말라버린 모래위에 앉아 지켜본다
쉼없이 왔다가는 물결을 바라본다
다 그런 것을
모두 그렇게 사는 것을
나는 왜 그토록 토해 내었을까
하염없는 파도의 움직임에 위로를 받는다
왔다갔다 갔다왔다 반복하고 반복한다
나의 마음도 물결을 따라 반복한다
그럴수도 저럴수도 이럴수도 또 그럴수도
왔다가 가버리고 어느새 갔다가 다시 오는 파도처럼
나의 마음이 일렁거린다
푸른 바다의 수평선이 참으로 곧다
가까이 다가서면 멀어질 아름다운 선은 닿을 수 없다
모든 것은 결국 바라보면 되는 것이다
너무 다가서지도 너무 떨어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
저마다의 사연이 감춰진 아름다운 물결
아름다울 수 있었다
고요할 수 있었다
사라질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나는 거슬렀다
거스를 수 밖에 없었단 이유들을 바다앞에 털어놓는다
잔잔한 바다를 마주한다
나를 참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