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질린 그대의 뺨에 입맞출께요
모른 척 눈감은 그대의 눈동자를 보고싶어요
눈물이 메마른 그대의 마음은 언제나 치유가 될까요
푸른 달빛아래 홀로 전시되어 있던 나를 기억해주세요
맨발로 폴짝폴짝 홀로 춤추던 가여운 나를 알아주세요
세상에 둘도없는 나르시스를 위해서라던 그대가 보고싶어요
보이지않는 거리를 두고 외면하던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일부러 모든 말들이 아팠던 추운 밤 그대를 기억합니다
순간의 욕심에 그대를 가두었던 나를 잊지말아요
처음도 끝도 아니었던 메마른 입맞춤을
호시탐탐 그대를 엿보던 나를
기억해내야합니다
빗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던 어느 담벼락에서 그대를 엿보고
분명 어둠뿐인 절망인데 나는 어김없이 미소지었어요
모두에게 둘러싸인 그대의 시선을 질투하며
나지막히 들리는 그대의 음성을 마음에 담았습니다
상상속의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 꿈을 꾸며 울부짖었고
잠시나마 마주치는 그대의 일상이 사라질까 두려웠어요
메마른 나의 눈동자가 그대를 기억합니다
차갑게 얼어있던 나의 마음은 그대를 향해 일렁거립니다
그대여, 내가 기다립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그대에게 내어 보일께요
눈물고인 나의 눈동자를 그대에게 내어 보일께요
내게만 허락된 그대의 메마른 뺨에 뜨겁게 입맞출께요
다가오지도 떠나가지도 못했던 그대를
지켜보다 기다리다 버려진 그대를
수많은 밤들이 별들로 가득 채워져 시간을 잃어버릴때
내가 고백할께요
그대를 그대로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