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실을 부서장부터 모두가 아는데도 평가 시스템을 탓하며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게 더 화를 돋운다. 안 그래도 요즘 회사 일로 스트레스란 스트레스는 죄다 받고 있는데, 고과마저 이렇게 나오니 의욕이란 게 완벽히 사라졌다. 나도 그동안 쌓인 불만을 얘기하였고,정식으로 업무도 바꿔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 한들 언짢은 기분이 풀릴 리 만무했다. 나는 5시에 조용히 퇴근했고, 막히는 길을 뚫고 셔틀버스가 양재에 딱 도착했는데,
세상에나.. 눈이 너무나도 이쁘게 와있다. 내가 매일 지나다니던 길이 맞나 싶을 정도의 아름다움.
오후 내내 기분 나빴던 감정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지 오래. 그 길로 내가 좋아하는 장소인 예술의 전당까지 걸었다.
매일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얇은 나뭇가지 위로 뚱뚱한 눈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귀엽다. 불어오는 바람에 떨어지지 않으려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본모습은 이렇게나 아름다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