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요리사
할 줄 아는 음식이 몇 없지만 간단하고 풍족하면서, 큰 손은 들이지 않지만 뭔가 있어보이는 듯한 그럴듯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게 바로 요 닭볶음탕이다. 재료는 마트에서 파는 큰 닭 한마리와 요 양념만 있으면 된다. 물론, 취향에 따라 감자, 양파, 파 등을 넣으면 되지만 나는 오직 감자와 대파 하나로 끝내는 편. 오랫동안 끓이면 닭이 부드러워지고 감자도 잘 익어서 한끼 식사로는 더할나위 없다.
매번 청정원 양념을 먹었는데, 백설표 닭볶음탕으로 바꿔 먹게 되었다. 아내가 자주 가는 마트에서 파는 양념이 그것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덕분에 두 양념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게 되었네. 오홋. 글감이 하나 건져졌다.
레시피도 서로 다르더라. 청정원 것은 20분 고기 넣고 끓이고 20분 야채 넣고 더 끓이라고 하던데, 백설 것은 고기를 한 번 익힌 후 식혀서 다시 30분을 끓이란다. 물도 넣는 비율이 다르고. 왠만하면 써 있는 조리법 대로 해 주겠으나 나도 해 본 솜씨가 있는터라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했다. 20분 고기 끓이고, 20분 야채 끓이고.
청정원은 용기가 플라스틱이었고 그냥 흘러 넣으면 되었는데 백설은 숟가락으로 퍼서 넣어야 할 만큼 걸쭉하다. 닭 1kg에 절반 정도만 넣고는 열심히 끓였다. 처음에 나오는 냄새는 제법 매운 향. 청정원 것보다 더 매우면 애들이 먹기 힘들겠다 싶었다. 하지만 야채 넣고 더 끓이다 보니 그 향은 사라지고 달짝지근한 맛만 남았다. 하나도 맵지 않은 것이 자작자작한 국물을 계속 먹게 만든다. 고기도 비벼 먹고, 감자도 비벼 먹고, 밥도 비벼 먹고. 모처럼 바닥까지 클리어. 아이들도 꽤나 만족한 눈치다.
맵고 칼칼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청정원을 달달하고 아이들과 같이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백설로 사 먹으면 되겠다. 아내는 청파! 아이들은 백파! 나는 딱 중간 섞으면 좋겠는데.. 막상 그러면 또 이도저도 아니라 안 먹겠지? 그렇다면 난 좀 더 백파에 가까운 듯. 맵게 먹고 싶으면 청양고추 하나 넣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