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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Jun 01. 2018

잘했어 잘 참았어

그대와의 거리를 유지한다는 건

모처럼 그대가 웃었다.


한 때는 늘 웃었었다.

함께 일을 할 때에, 밥 한 끼 사라며

어깨를 툭치고는 장난스럽게 손 흔들어도

서로 어색하지 않았을 때는.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을 온전히 내가 가지려고만 들고

그 사람이 다른 곳에 흘리는 웃음을 용납하지 못했을 때

그대는 웃음을 감추었다


후회하고 화를 내고 반성하고 빌어봐도

늘 나의 질투심은 사그러들지 못하였다

겨우 내 안에서 그 불꽃들이 꺼져 갔을 때에는

이미 그대는 멀리 떠났었다


겨우 시간이 흘러 간극을 조금씩 메우기 시작할 때

나도 그대도 지난 시간의 아픔을 겪지 않으려

아둥바둥 하고 있다

그것이 사랑인지 배려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함께 마주 보는 그대의 미소는 여전히 좋다.


또 다시 밥 한 끼를 기약하고

또 다시 서로의 고마움으로 어깨를 토닥이기 시작했다.


그래 이거면 된거다.

예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잘 참았다.

곁에 두고 향기를 맡으려면 더 이상 만지지 않아야 한다.

그대의 미소가 여전히 향기로운 이 봄이 여전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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