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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Jul 12. 2018

왜 난 축하가 어색한가?

너무 잘난 맛에 사는 것도 안 좋다

“진심으로 축하해”


전혀 모르는 사람, 혹은 나와는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말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길을 가는 사람에게 내가 가지 못한 길을 가고 있는 사람에게 나는 그 말을 왜 진심으로 하지 못하는가?


분명 진심은 축하이어야 하는데 속이 쓰린걸 보니 진심이 아닌가 보다. 나는 왜 그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서지 못했을까 자책도 해 본다. 나의 분노가 제도와 시스템으로, 그리고 당시에 나를 도와주지 않았던 사람에게 날아가기도 한다. 그게 말도 안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결국은 내 자존감이 떨어져서겠지. 나는 나이기에 인정받아야 할텐데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인정을 받다니. 그러니 다른 사람의 성과를 축하할 때 늘 나의 성과를 떠올리게 되니 진심어린 축하할 리가 만무한 거다. 내가 그 사람보다 더 높은 성과를 얻었으면 모를까.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한 나는 여전히 질투하고 여전히 시기한다. 그래서 늘 축하가 어렵다. 이 나이 먹고도. 아마도 머리 깍고 절이나 들어가야 이 버릇을 고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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