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알아들으면 창백해져서 곱고
알아들으면 신나서 귀엽고
슬퍼하면 세상 복사꽃 뚝뚝 다 떨구고
기뻐하면 온 방 가득 나리꽃을 피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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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하자는 약속
하얀 새끼손가락 가늘고 길고 예쁘다.
향기로운 얼굴 괴어 받치고 다가앉으면
파아란 흰자위.
긴 눈썹에 걸린 한 가닥 머리카락.
뺨에 붙은 서너 개 머리카락.
멎을 듯한 숨을 고르게 쉬고
마음에 없는 핀잔을 준다.
‘저리 가. 멀리 앉아’
세찬 바람에 왈츠를 추는 버드나무 같이
어지럽게 휘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