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살 땐가? 태어나 처음 간 외국,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노버로 버스를 타고 갔다.
아우토반을 달리는 버스 창에서
시커먼 숲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가만 보니 그 동네는 죄다 그런 숲이었다.
- 무서운 독일동화는 틀림없이 숲에서 나왔다.
하루 지나 하노버 시내에서 외곽의 호텔로 돌아오면서
이번엔 작은 노선버스를 탔다.
그리고 밤이 되었고
비슷한 지명 때문이었는지 그만 잘못 내려버렸다.
불빛이 거의 없는 '독일숲'이었다.
어쩔 수 없이 시커먼.
10여 년 후,
우리 팀 쑥이 광주를 다녀와서
무등산에서의 일화를 이야기해 주었다.
무등산을 오르던 쑥에게 산 초입의 한 아저씨가
다짜고짜 얘기했다는 건데...
'젊은이! 세상 모든 것은 양면을 가지고 있다오.'
그렇다, 돌멩이 하나에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는 것.
숲의 개념에 양면이 있다.
숲이라는 면과
숲이라는 면
어떤 숲을 선택하더라도 그 반대의 숲이 있다.
무서운 숲이라면 그저 무성한 숲도 숨어들고,
싱그러운 숲이라면 여러 타인이 침투하기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