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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깊이

by 현진현



하나의 모티브로 음... 대략 9년째 고민하고 있습니다.

소설 쓰기에 관한 건데요. 물론 그간 다른 일로 바쁘기도 했고, 또 사실상의 실직으로 공무원 생활을 좀 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모티브로만 머물고 있는 소설이 한 편 있습니다. 특출 난 모티브라고 해서 그저 '쓰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모티브는 역사와 계절에 관한 것이거든요. 한마디로, 어렵습니다. 이제 와,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어서 더 어렵습니다만 제 기본적인 식견이 부족하고 체력이 별로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래도 '더 들어가 봐야죠'.


아주 오래전 어떤 카메라광고 카피가 생각납니다. 대략 기억해 보면, '당신의 사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였나요? 아무튼

깊이는 재는 것이 아니라 더 들어가 보는 것이죠.

하지만


더 들어가 봐도 쉽게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의 깊이입니다. 물리적 시간이면서 정서적인 것이 중첩된 시간이고 깊이이겠지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여기쯤이다 싶은 공간이 있는 것처럼 지금이다 싶은 시간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아, 지금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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