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켜지지 않은 한낮의 등을 보고 있으면 몸서리가 쳐진다. 왠지 나 같아서.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 해서 시작한 광고카피 쓰는 일인데... 잘하지 못했다. 쓸데없는 취향에 눈을 돌려서 그런가... 하지만 늦되는 경향이 다분한 나는 쉰에 이르러 나 스스로의 기준에 부합하는 카피를 쓴다.
멀뚱멀뚱 저렇게 서 있기를 25년, 이제와 좀 알 것 같다. 알 것 같지만 이미 세월은 흐르고 흘러 늙은이 취급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고 젊은이들과 잘 지내지 못한다는 세평을 듣기도 한다. 틀렸다. 나는 동년배와도 잘 지내지 못한다. 잘 지내는 젊은이와 늙은이가 극소수지만 있기도 하고. - 그렇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좀 알 것 같다. 알게 된 나 자신이 싫지도 않다.
불이 꺼지면 꺼진 대로, 켜지면 켜진대로 슬프거나 불안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돌이켜보면서 그저
좀 더 열심히 살 걸,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