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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각을 달랬다. 내 뒤떨어진 감각을 달랬다. 그때 나는 음악에 빠져있었다. 진지하게 음악을 듣기 시작한 때는 아마도 95년쯤부터가 아닐까 추정하는데 당시부터 나는 CD나 LP를 모았다. 들은 다음 직장에 다니던 누나에게 되팔고 새로운 음반을 사서 듣기도 했다. 그중에 호레이스실버퀸텟의 송포마이파더가 있었고, 또... 카우보이비밥 OST가 있었다. 호레이스실버는 옆자리 하나가 빌려갔고 카우보이의 한 트랙은 승욱 선배가 처음 들어보는 음악이라고 말해주었다. 하긴 파티션 너머로 들리도록 크게 틀었으니까. 인정까지는 아니지만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준 몇 안 되는 나의 문화적 편린이랄 수 있었다. 하나는 지금 유명한 에세이 작가로 알고 있고, 승욱 선배는 회사에서 가장 카피를 잘 쓰는 카피라이터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하나가 썼던 카피도 한 줄 기억이 난다. 사자가 자세를 바꾸면 밀림이 긴장한다.였나? 잘 기억나는 것을 보면 명카피다. 그 시절을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나는 그저 내 감각을 달래고 있었던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