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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Hyun Nov 17. 2024

나는 담배를 맛있게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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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담배를 맛있게 피웠다. 담배는 실로 맛있었다. 본격적으로 피우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졸업반이 시작되던 봄이었고 버지니아슬림을 피웠다. 그다음 88, 그다음은 던힐과 말보로였다. 직장생활을 하던 시기는 빨간색 말보로를 많이 피웠다. 그 담배는 강렬하면서도 빨리 탔다. 커피에 비유하자면 정제되지 않은 B급 케냐 같았다. 마크트웨인 정도는 아니지만 담배를 아주 좋아했다. 흡연은 내 감각을 키워주었다. 담배를 피우다 보면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라 당장 꺼버린 다음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그 시절은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담배를 피웠다. 재떨이는 주로 35mm 영화필름통이었다. 그 통은 뚜껑이 있어서 대충 비벼 끄고 닫아버리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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