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기차 안으로 빛이 쏟아졌다. 때때로 터널 속으로 들어가면서 빛은 순식간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다시 빛이 들이 붙고... 반복되면서 나는 카메라를 꺼내서 목에 매고선 때마침 사라졌던 빛이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국적은 베트남, 여자는 다시 안산으로 돌아간다. 부산에서 오빠를 만나고 반나절만에 안산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휴대폰은 방전되어서 휠체어 구역 앞 좌석에 앉은 아이엄마에게 제스처로 충전을 부탁했다. 아이엄마는 스스럼없이 여자의 휴대폰을 받아주었고 휴대폰은 전기를 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았지만 창밖을 쳐다보기는 어려웠다. 시커먼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여자의 실루엣을 눈여겨보다 광선을 마주친 나는 눈이 부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