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주정뱅이

-외로울 땐 독서

by 푸른 오리



<푸르른 틈새>를 읽고 권여선에게 반했던 시절이 있었다.

다시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안녕 주정뱅이>로 재회했다.

총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 소설집이다. 제목이 7편 단편 중에서 고른 것인 줄 알았는데 정작 소설집 안에는 그런 제목이 없었다. 왜 하필이면 '주정뱅이'일까 싶었는데, 단편마다 빠지지 않고 '술'이 등장했다.


책 후미의 작가의 말을 읽고서 작가 자신이 술을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각각의 단편은 삶의 불가해성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삶 그 자체가 불가해한 것이어서 그런지 작품들도 불가해성을 품고 있었다.

삶의 불가해성을 이해하기 위해 '술'이라는 매개물이 필요했던 것일까.


평론가 신형철의 해설로 겨우 상상력의 폭을 넓히긴 했지만 여전히 불가해성은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신형철은 삶을 공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교과서가 문학이라고 했다. 문학 속에서 가장 구체적인 상황과 가장 생생한 인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 같다. 직접 모든 삶을 경험해볼 수 없으니 말이다. 소설이야말로 사실적인 가상체험을 하게 해주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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