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 오리 May 18. 2020

     길, 희망 혹은 환상

                  - 마음의 고샅길

 길은 구부러져 있거나 갈라져 있기를 반복한다. 쭉 일직선으로만 나있는 길은 없다. 만약 있다고 해도 그 길은 너무 단조롭거나 지루해서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삶의 길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길은 자주 꺾여 있고 늘 앞이 보이지 않지만, 그래서 또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 궁금증이 불안보다는 희망이기를 바란다.  궁금증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의문과 대답의 두 점을 잇는 선이 길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마다 각자의 길이 펼쳐져 있고, 저마다의 길을 걸어간다. 물론 길을 걸을 때의 느낌 또한 다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 길을 즐겁게, 혹은 괴롭게 걸어갈 수도 있겠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누구나 쉬지 않고 길이 끝나는 곳까지 계속 걸어가야만 한다. 이 사실은 매우 공평해 보인다.


 걷다 보면 가끔 멀리서 의자가 보일 때가 있다. 거기까지 가면 좀 쉴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 의자가 내가 생각하는 편한 의자가 될지 아닐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럴 것이라고 믿으며 걸어간다.   

 의자가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을 때에는, 의자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믿으며 걸어간다. 이것은 희망일까? 환상일까?


 길 위에 있는 이상, 그 어느 쪽이든, 우리는 희망 혹은, 환상의 의자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계속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삶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억의 빗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