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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삼각형

 -나 홀로 시네마

by 푸른 오리 Sep 06. 2024



제75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슬픔의 삼각형은 미간 사이의 주름이라는 뜻으로 미용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라고 한다.

삼각형은 피라미드 모양이다.

상징적으로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계층구조를 나타내기도 한다. 평등하지 못한 구조는 슬프고 갈등이 많다.

‘슬픔의 삼각형’이라는 영화 제목은 많은 것을 함의하고 있다.


영화는 3부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연인 관계인 남성 모델인 칼과 모델이자 인풀루언서인 야야를 통해 젠더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은 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웨이터가 계산서를 탁자 위에 놓고 갔다. 야야는 계속 자기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다. 이런 야야를 바라보던 칼이 마지못해 계산서를 자기 앞으로 당겨 간다. 그러자 야야가 즉시 고맙다고 했다. 이 말에 칼은 화를 냈다. 지난번 식사 때 칼이 계산을 했고 그때 야야가 다음 식사는 자기가 내겠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칼은 야야가 자기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돈을 내지 않는다는 데에 화가 났다.

 비교적 성 평등이 잘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진 스웨덴에서도 데이트 비용으로 남녀가 갈등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어느 나라에서든 남녀평등의 문제는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흔들리는 듯했다. 어느 것이 완전한 평등이라고 구분 짓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다. 여기서는 슬픔의 삼각형 중 하나로 젠더 간의 갈등을 보여준다.



2부

 협찬을 받아 칼과 야야는 호화크루즈에 승선했다. 그곳에서 각양각색의 다양한 부자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크루즈 안에서는 ‘돈’이 절대 권력을 상징했다. 부자들은 크루즈의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며 그들을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노예처럼 대한다. 직원들은 돈이 바로 ‘권력’이라고 믿고 있어서 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이런 인간관계로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의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배는 해적들이 던진 수류탄으로 침몰하게 되는데, 거만하고 잘난 척하던 부자들이 엄청나게 토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거드름 피우던 그들이 토사물을 덮어쓰고 변기 물은 역류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들 역시 힘없고 가여운 인간의 모습에서 피해 갈 수는 없었다.


 배가 서서히 침몰하는 동안, 술에 취한 사회주의자 선장과 러시아 억만장자 사업가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토론을 극렬하게 벌이지만 정작 자기들의 운명을 알지 못한다.

여기에서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대비로, 슬픔의 삼각형을 보여준 듯하다.



3부

 배가 침몰했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8명만이 겨우 살아남아 무인도에 도착했다. 엄청난 부를 소유한 부자들이었지만, 섬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당장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을 판이다.

 크루즈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던 에비게일은 물고기를 잡을 줄 알고 불도 피울 줄 안다. 섬에서는 ‘식량’이 권력이었다. 그래서 에비게일이 캡틴이 된다.

그녀는 먹거리로 유혹하며 야야의 남자친구인 칼을 잠자리로 불러들인다. 칼은 야야의 눈치를 보며 에비게일의 잠자리로 들락날락한다. 야야도 살기 위해 칼을 보내주지만 참느라 힘이 들어 보였다.


 어느 날 야야와 에비게일이 산속을 다니다가 그곳에서 호텔을 발견했다. 야야는 기뻐하며 에비게일에게 얼른 호텔로 가서 자기들이 조난당한 사실을 말하러 가자고 했다. 에비게일은 소변을 좀 보겠다고 하면서 뒤쪽 언덕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녀는 작은 바위덩이를 들고 뒤돌아 앉아 있는 야야 쪽으로 향했다. 야야는 뒤돌아보지 않고서 에비게일에게 말했다. 돌아가면 에비게일을 자기 비서로 써주겠다고 했다. 영화는 그렇게 끝났다.


 환경이 바뀌어도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나누어지는 슬픔의 삼각형은 늘 존재했다.

인간에게 ‘평등’은 불가능한 것인가? 인간 역시 동물과 별로 다를 것이 없어서 씁쓸했다.

영화에서 피라미드형태의 사회적 계급 계층을 좀 도식적으로 보여주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인간 존재에 대해 날것 그대로를 소름 끼치도록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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