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독자부에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아직 정기구독이 끝난 건 아닐 텐데, 하면서 읽어보니 이번에 봄호를 받으면 정기구독이 끝나는데 '계속해서 구독회원으로 남아주시길 간곡히 부닥드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녹색평론>을 지속적으로 발행하는 게 많이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직 정기구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간곡한 부탁을 하는 문자메시지를 독자에게 보냈을 리가 없다.
문자메시지에는 '책을 어떻게 읽고 계신지 늘 궁금하고 두렵습니다. 책이 와도 곧장 읽지 않고 미뤄두지는 않으시는지요?'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요. 잘 읽고 있어요.
<녹색평론>을 계절이 바뀔 때마다 꼬박꼬박 받아보고 싶기에, 읽지 않고 책장에 꽂아두기만 하는 일은 없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녹색평론>은 계간지라서 3개월에 한 번씩 온다. 책을 완독하지는 못하지만(읽고 싶지 않거나 관심이 가지 않는 내용도 어쩌다 있어서 건너뛰기도 하므로), 그래도 찬찬히 꼼꼼하게 읽으려고 노력한다. 하루에 한 편씩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면서. <녹색평론>은 단숨에 휘리릭 읽고 덮어두는 책이 아니므로, 거의 날마다 존재하고 있음에 감사하면서. 우리 사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하므로.
<녹색평론>이 오랜 휴간을 끝내고 다시 복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올해 봄호를 받으면 꼭 2년이 된다. 복간을 기다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7권의 <녹색평론>을 받았다. 봄호는 아마도 3월초에 도착하지 싶다.
언제까지 <녹색평론>을 정기구독할 지는 모르겠다. 내가 의식이 깨어 있는 한, <녹색평론>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나는 이 책을 정기구독할 생각이다. 물론 변수는 있을 수 있다. 정기구독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진다면 하고 싶어도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야지.
정기구독, 다시 신청했다. 그리고 책도 한 권 주문했다. 김종철 생태사상론집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읽어야지 벼르기만 했는데, 소장해두었다가 틈이 날 때마다 읽어야겠다. 아, 읽을 책이 너무 많다. 그래서 행복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