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채용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데이터 드리븐 채용', '채용 데이터’ 등 데이터 기반의 채용이에요. 이 배경으로 지난 몇 년 동안 급속도로 진행된 전통적인 HR 조직의 변화를 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빠른 성장세를 보인 실리콘밸리 회사들을 중심으로,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이에 따라 HR 조직의 역할은 수동적에서 주도적으로, 관리형에서 전략형으로 변화했죠.
그린하우스에 따르면, 최근 성공한 회사들을 들여다보면 인사 전략(People Strategy)을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한 요소로 본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그 인사 전략의 중심에는 '채용'이 있어요. 이렇게 리크루팅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비즈니스에서는 리크루터에게 기대하는 역량도 높아졌는데요. 이 때문에 채용 담당자들이 채용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당연한 수순이에요.
아직 그린하우스가 생소한 분을 위해 잠깐 소개드리면, 2012년에 설립된 회사로 미국의 치열한 ATS(Application Tracking System, 채용 관리 시스템)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요. 2022년에 포브스가 선정한(밈 아님) 베스트 ATS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기업 핀터레스트, 도어대쉬, 에버노트 등을 포함해서 4000개 이상의 기업이 사용하고 있어요. 국내에서는 쿠팡, 토스, 그리고 블라인드(!) 등에서 사용하고 있어요.
https://www.forbes.com/advisor/business/best-applicant-tracking-systems/
그린하우스는 리크루터들이 채용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핵심 성과 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이하 KPI)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해요. 원문에서는 미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지만 한국도 다르지 않아요. 과거 공채 중심의 채용 문화에서 인재를 영입할 때와, 수시 채용 비율 및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의 업무 방식은 완전히 달라야 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데이터 기반의 채용을 위해 어떻게 달라져야 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그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그린하우스의 '채용 성과를 개선시키기 위해 리크루터가 측정해야 하는 필수 KPI 5가지' 블로그 글을 번역, 정리 및 편집했어요. 의역 및 오역 가능성이 있으니, 원문을 참고해주세요.
리크루터가 반드시 측정해야 하는 5가지 KPI에 대해 살펴볼까요? 이 KPI는 리크루터가 하는 업무가 어떻게 비즈니스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자료이기도 해요.
그린하우스가 말하는 리크루터의 첫 번째 핵심 KPI는 채용 소요 시간(Time-to-hire)이에요. 즉, 특정 포지션의 채용을 시작한 때부터 후보자가 회사의 오퍼를 수락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 KPI는 채용 담당자의 업무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해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지표 중 하나예요. KPI를 수립하고, 달성률 트래킹을 통해 리크루터는 후보자들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잘 짜이고,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된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서 진행했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어요.
채용 소요 시간은 채용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뿐만 아니라, 채용 결과를 예측하는 데 사용하는 주요 지표이기도 해요. 데이터가 쌓인다면, 채용 담당자는 채용 목표 달성에 걸리는 시간과 그에 필요한 리소스를 산출할 수 있을 거예요. 감이 아니라 숫자로 경영진이나 재무팀과 논의할 수 있게 되죠.
그렇지만 이때 꼭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어요.
첫째, 채용 경험이나 채용의 질보다 속도'만' 중요시하면 안 돼요.
2번에서 말씀드릴 후보자 만족도(Candidate Satisfaction)와 같은 다른 지표도 함께 들여다보는 게 중요해요.
둘째, 당장 오픈된 포지션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도 생각해야 해요.
인재풀을 만들고, 수동적인 후보자를 끌어들이고, 설득력 있는 채용 브랜딩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채용 성과를 낼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을 고민해야 해요.
두 번째 핵심 KPI는 후보자 만족도(Candidate Satisfaction)에요. 후보자 만족도는 우리 회사의 전반적인 면접 경험이 긍정적이라는 점에 동의하는 후보자 비율이에요. 이 지표는 치열한 인재 영입 전쟁에서 승리와 패배를 가르는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예요. 긍정적인 면접 경험은 경쟁사와의 인재 영입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해 주고, 부정적인 면접 경험은 여러분의 회사가 브랜딩이 잘 돼있거나 서비스가 유명하더라도 원하는 후보자 영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어요.
다음 질문을 통해, 우리 회사의 채용 과정에서 후보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진단해보세요.
면접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트레이닝을 하고 있나요? 면접관들이 후보자들에게 어떤 면접 경험을 제공하고 있나요?
탈락한 후보자에게도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나요?
최종 합격한 후보자, 탈락한 후보자, 채용 프로세스를 중단한 후보자에게 어떻게 면접 경험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나요?
후보자 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지표도 있어요. 그중 하나는 ‘Source-to-close’로, 후보자가 각 면접 프로세스에서 다음 단계로 얼마나 빨리 넘어가는지 측정하는 것을 뜻해요.
지원자들이 유독 특정 면접 단계에서 머무르는 기간이 길다면, 피드백을 느리게 주는 면접관 때문일 가능성이 있어요. 또는 해당 면접의 통과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일 수도 있죠. 이렇게 병목을 일으키는 부분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면 후보자 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면 블라인드에서는 채용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채용 프로세스를 중단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후보자 만족도 조사' 서베이를 진행하고 있어요. 익명으로 답변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남겨주시더라고요. 피드백 내용은 빠짐없이 확인하고, 개선할 점과 지속하면 좋을 점을 면접관들과 소통해요. 연말엔 뉴스레터 형식으로 후보자 만족도 수치와 피드백을 정리해서 공유하고, 후보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부서에는 자그마한 선물을 드리고 있어요.
왜 이렇게까지 후보자 경험을 신경 써야 할까요? 채용 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때의 이점은 현재 진행하는 채용에만 영향이 있는 게 아니에요. 지금 당장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았어도 장기적인 인재풀이 될 수 있고, 다른 뛰어난 후보자를 추천받을 수도 있죠. 오퍼의 수락 여부에 관계없이 후보자가 우리 회사의 채용 과정을 긍정적으로 느꼈다면, 주변에 우리 회사의 오픈 포지션을 알리거나 심지어 잠재적인 고객, 사업 파트너를 소개해줄 수도 있어요.
세 번째 핵심 KPI는 오퍼 수락률(Offer acceptance rate)이에요. 오퍼 수락률은 일정 기간 동안 수락한 오퍼의 수를 정해진 기간 내에 후보자에게 전달한 총 오퍼 수로 나눈 수치를 뜻해요. 전달한 오퍼의 수에 비해 수락률이 낮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첫 번째로는, 우리 회사가 채용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동안 서로 간에 핏이 맞는 인재를 판별하는 데 실패했다고 추측해볼 수 있어요. 두 번째로는, 최종까지 진행은 했지만 우리 회사의 채용 경험이 만족스럽지 않아서일 수 있죠.
오퍼 수락률을 개선하고 싶다면, 아래 질문에 대해 고민해 보세요.
후보자의 이직 사유, 이직했을 때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나요?
하이어링 매니저가 후보자의 목표에 부합하는 커리어 패스를 제시했나요?
특정한 성별, 연령대가 오퍼를 유독 더 거절하고 있진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이유를 알고 있나요?
오퍼 수락률과 후보자 만족도 지표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보면 재밌는 결과도 볼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후보자 만족도가 상승하면, 오퍼 수락률도 올라갈 거라고 예상할 거예요. 그런데 후보자 만족도는 올라가는 추세인데, 오퍼 수락률은 떨어지는 경향이 보이고 있다면요? 채용 프로세스가 아니라 다른 문제 때문에 오퍼를 거절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봐야 해요. 예를 들면,
경쟁력 있는 보상 및 복지 제도를 가지고 있나요? 또는 다른 회사에서는 제공하는데, 여러분의 회사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항목이 있나요?
다양한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유연한 회사 문화를 가지고 있나요?
네 번째 핵심 KPI는 목표 대비 채용(Hires-to-goal)이에요. 목표 대비 채용은 인재영입팀이 특정 기간 동안 채용하기로 한 인원 대비 실제 채용에 성공한 인원에 대한 채용 비율을 뜻합니다. 채용은 비즈니스 성장으로 인해 새로운 포지션이 오픈되거나, 퇴사한 팀원을 충원하는 등의 이유로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예요. 그래서 보통 인재영입팀의 업무는 끝이 없다고들 하죠. 그렇기 때문에 채용 목표를 미리 세워보는 게 더욱 중요해요.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분기 별로 몇 명의 팀원을 더 채용해야 하나요? 어떤 포지션을 채용해야 하고, 채용 난이도는 얼마나 되나요? 채용해야 하는 팀원 수가 현재 인재영입팀이 할 수 있는 업무량을 넘었다면, 각 포지션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할 예정인가요?
채용 인원 목표를 정할 때는, 신규 채용과 퇴사자 등으로 인한 숫자를 모두 감안해야 해요. 즉, 신규 채용해야 하는 포지션과 퇴사자로 인해 충원이 필요할 수 있는 포지션까지 고려해서 각 리크루터의 능력에 맞게 목표를 세워야 해요. 인재영입팀은 여러 부서에서 끊임없이 채용 요청을 받기 때문에, 채용 인원 목표를 미리 정해놓으면 시급하게 진행해야 하는 포지션과 향후 진행할 포지션을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과 조정하기 좋아요.
채용 니즈가 비즈니스의 우선순위에 따라 변화하는 걸 고려하면, 인재영입팀이 채용한 인원은 원래 목표했던 것과 다를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목표했던 채용 인원 목표 변경이 인재영입팀과 리더들의 논의 하에 계획적으로 진행된 건지, 원래 목표 대비 얼마나 달성했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아는 거예요. 이 지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 채용팀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채용 목표를 세팅했는지, 목표 대비 실제로 어느 정도로 시행했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마지막 핵심 KPI는 채용 당 비용(Cost-per-hire)이에요. 채용 당 비용은 특정한 기간 내에 채용을 위해 사용한 총비용을 인재영입팀이 채용한 총인원으로 나눈 값입니다. 이 수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실제 채용한 인원수를 기반으로 여러분의 채용 전략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예요. 세일즈나 기타 사업 부서에서 고객 획득 비용 (CAC)를 측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채용 당 비용을 KPI로 설정하면, 채용 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리소스를 계획하고 예산을 책정하는 데 도움이 돼요. 또한 이 KPI는 인재영입팀을 더 키워야 한다고 경영진을 설득할 때도 효과적이에요.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헤드헌팅 회사를 이용하면 후보자 연봉의 20-30%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해요. 이렇게 외부 에이전시를 사용하는 비용이 인하우스 채용 담당자를 뽑는 것보다 비싸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다면, 채용 담당자를 더 뽑아야 한다는 근거로 삼을 수 있죠.
채용 당 비용을 측정할 때도, 채용 소용 시간을 KPI로 할 때처럼 조심해야 하는 게 있어요.
채용 비용을 줄이는 것에만 너무 집중하면 안 돼요. 채용 비용을 감소시킨 것과 채용된 직원의 성과의 상관관계도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예요. 채용 비용이 감소했지만, 팀원의 리텐션이나 성과로 인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의미가 있을까요? 채용에 비용을 꽤 지출했더라도 뛰어난 성과를 내는 팀원을 채용했다면, 회사에 가져다 줄 이익이 어느 정도인지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어요.
그린하우스가 말한 5가지 KPI 성과를 측정했을 때, 결과가 좋지 않다고 너무 우울해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없어요. 사실 이 KPI를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
제가 2015년에 채용 업무를 시작한 이래로 이렇게 리크루터를 찾는 곳, 중요시하는 곳이 많은 시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아래 문장으로 마무리 하고자 해요.
Businesses rely on people to execute their strategies and,
more than ever before,
TA teams have an exciting opportunity to
play an impactful role in their company’s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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