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llein Apr 09. 2021

힘이 들어가는 이유는 마음 때문이었다

야근을 하다 고요를 찾았다.

금요일 오후. 업무가 끝날 즈음 소장이 부른다. 문서를 작성해 오늘 안에 영업부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는 저녁 약속이 있다며 퇴근을 다. 얄미웠다. 그러나 당황스럽지 않다. 주말을 앞두고 퇴근 직전 급박한 일이 생기는 것은 놀라운 일이 . 정시 퇴근을 위해 조마조마하던 조바심을 포기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작성할 내용을 보니 팀원들 도움 없이도 될 것 같다. 오랜만이다. 일 좀 해야겠다.


해야  일은 약간의 아이디어와 의견, 용을 뒷받침할 자료들을 짜깁기하는 정도. 작업은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금요일 저녁인데도 사람들이 남아 . 야근하는 사람들은 보통  부류로 나뉜다. 하는 사람과 일하지 않는 사람.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습관적이다. 야근하는 동안 개인적인 일을 하거나  시간에도 끝낼   일을 겨놓고 밤에 한다. 반면 일하는 사람 정말 일이 많아 어쩔  없이 근을 하는 사람이다.  책임도 그중  명이. 분주히 일하고 있는 그를 보며 이란 무엇인지, 구를  것인지, 일하지 않는 삶은 없는 것인지를 생각. 러나 결국일은 해야  이다. 다만 나를 위한 일을 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나를 위해 일하는 . 쉽게 결정할  있는 것이 아니다. 심사숙고하여 일을 정하고 계획 세워야 겠지만 보다 우선 해야  것이 있다. 그것은 힘을 빼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격렬히 운동을  것도 아닌데 아침 일어나면 몸에 알이 배긴 것처럼 아팠다. 이유를 찾다  어깨와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어 잠을  때도 힘이 들어갔.


힘이 들어가 것 막연한 압박감과 긴장 때문이었다.  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는지 생각 보았다. 이유는 은 것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알고 있다. 모든 것을 얻을  없다는 것을. 지금까지는 모든 것을 얻어내고 성취하려 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하나의 목적을  얻어야 한다. 필요 없는 가십거리에 신경 쓰지 말아야 , 사람들과 모여 누군가에 대해 수군거리지 말아야 한다. 그것들의 결과는 허무일 뿐이. 하나를 위해 달려가기 위해서는 힘을 빼야 하는데 결국 마음의 힘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포기의 대상은 건전한 의욕이나 열정 같은 것이 아니다. 온갖 것에 신경 쓰지 않고 헛된 것을 하나하나 버려야  것이다.


야근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의자를 한껏 뒤로 다. 눈을 . 관처럼 무언가를 생각하려다 포기하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몸에 힘이 빠지며 느슨해다. 다. 몸에 힘이 들어가는 이유는 마음 때문이었다. 군가에게는 불타는 요일 저녁. 나는 연히 야근을 하다 우연히 고요를 찾았다.

이전 17화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하루만 살고 싶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