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 야마 중 몇 가지나 알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마디예요!
오늘도 요가레터를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고계신 구독자님은 이미 알고 계시듯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닌 철학이자
일상에서 지속되는 수행이지요.
오늘은 우리가 요가 철학을 공부할 때
먼저 만나게 되는 책 중 하나인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그 속에서 언급되는 8가지 수행법 중
첫 번째로 등장하는 야마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구독자님께 내일부터 완전한 자유가 주어지면 어떤 하루를 보내실 것 같으신가요?
당분간 출근이나 육아를 하지 않아도 되고 누가 찾지도 않는다면요?
제가 2년 전 퇴사 후 요가학교에 입학한 첫 날 얘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입학식에서 일과표를 받았습니다. 새벽 5시 30분 기상, 저녁 9시 소등. 엄격하고 규칙적인 생활규율과 함께 특정 행동과 식단은 금지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먹고 자고 수련하는 내내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했는데, 불편하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고민할 거리가 많지 않은 단순한 그 생활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반적인 몸의 컨디션과 피부도 좋아졌죠.
지도자자격증을 따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저는 저만의 생활 규칙과 일상의 리듬을 다시 세워나가야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저를 지켜보지 않는 집에서 "매일 아침 네티(코 세척)하고, 명상하고 요가한다"라는 호기로운 다짐을 지키기란.. 꽤 힘든 일이었어요.
점심, 저녁 메뉴 선택지가 너무 많으니 늘 뭘 먹어야하나 고민이었고, 의미 없이 SNS, 넷플릭스를 스크롤하는 시간은 다시 늘었고, 명상을 하는 빈도는 점점 뜸해졌습니다. 학교에 있을 때처럼 저를 강력하게 저지하는 요인이 없으니 제 삶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겁니다.
⛔️ 무언가를 금지하는 규율, 금계의 힘을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최근 쏟아지는 도파민 관련 책들을 굳이 다 살펴보지 않아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자극을 쫓는데 중독되어 있다는 걸요!
오죽하면 이런 현대인들을 위해 일부러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카페, 호텔까지 나오는 실정일까요. 꽤 많은 돈을 내고 스크린타임을 강제로 제어하는 앱도 인기입니다.
더 예쁜 것, 더 멋진 곳, 더 새로운 사람...
멈추지 못하고 새로운 자극을 갈망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절제와 끊어냄의 덕목 아닐까요?
다행히 요가 철학은 우리 같은 요가수행자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잘 정리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고대 인도의 성자 파탄잘리가 쓴 요가수트라는 가장 널리 알려진 요가 경전 중 하나입니다. 수트라는 '실 threads' 이라는 뜻이에요. 지혜를 꿰는 실과 같은 책이죠.
총 4장 195절로 이루어진 이 경전에서 파탄잘리는 8가지 수행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데, 이것이 바로 요가의 8단계입니다. 파탄잘리 아쉬탕가 요가라고도 칭하는데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아쉬타(ashta)가 숫자 8을 뜻하고 앙가(anga)가 수행법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파타비 조이스에 의해 창시된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와는 달라요.
모든 단계가 중요하지만, 1단계 야마 2단계 니야마가 가장 기초적이라고 일컬어지죠.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요가의 8가지 단계 중 가장 첫번째인 금계
야마 Yamas에 대해 알아봐요.
요가피디아에 의하면, 야마라는 단어는 원래 "굴레" 또는 "고삐"를 의미한다고 해요. 야마의 억제적인 특성을 잘 나타내지요. 이는 우리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한 규율이며 이 규율을 통해 더 건강하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합니다.
non-violence 비폭력
2장 35절 ahimsa-pratisthayam tat-samnidhau vaira-tyagah 당신 안의 비폭력이 굳건하다면 모든 주변 생명들이 당신에 대한 적대감을 사그라뜨린다
아힘사는 야마에서 가장 첫번째로 등장해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일컬어져요.
일차적으로 다른 생명을 물리적, 정신적으로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다른 생명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랑과 연민을 표현하는 것도 이 아힘사입니다.
아힘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도 폭력을 행하지 않습니다. 일을 하느라 늦게 자고, 해로운 관계를 이어가는 것, 자기의 모습을 혐오하는 것, 마음에 복수심과 질투 같은 독한 생각을 품고 있는 것도 모두 자기자신에 대한 폭력이라고 해요.
수트라의 구절 그대로, 이 아힘사가 굳건하면 나를 향한 남의 폭력성도 잦아들게 됩니다. 마치 순수의 방패처럼요. 비폭력에 기반해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마하트마 간디가 대표적인 예죠.
이 지구를 걷는 모든 인간은 마음 한 구석에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숨기고 있다. 이 진실을 기억할 수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판단과 좋고 싫음의 눈보다는 연민의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데보라 아델 『야마 니야마』 2장 아힘사
truthfulness, 진실함
2장 36절 satya-pratisthayam kriya-phalasrayatvam 당신이 진실하다면 당신의 행동이 원하는 결과로 모두 이루어진다
요가를 오래 수련하시는 분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게 있습니다.
수련 전에 비해 빈말, 거짓말을 하기가 어려워졌다고요.
어떤 일이 닥쳐도 회피하지 않고 목 끝까지 차오르는 불편한 진실을 뱉어낼 수 밖에 없지요. 이 진실성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꼭 옳지는 않더라도 자기 자신에게만은 진실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담대한 용기가 필요하죠.
사티야는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실의 힘은 막강하지요. 종교를 막론하고 이 진실성을 오래도록 수련한 성인들에게 사람들이 몰려와 그들의 입을 통해 축복의 말을 듣기를 원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진실성에 의식에 토대를 두고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이나 액션들은 모두 그대로 일어나게 된다. (...) 요기나 구루가 "깨달음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천국에 가게 되기를!" 라는 은혜의 말을 해준다면 모두 사실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베스림 역해 『파탄잘리 요가수트라』 p.313
non-stealing, 훔치지 않음
2장 37절 asteya-pratishthayam sarva-ratna-upasthanam 당신이 훔치지 않는다면 모든 부가 자연스레 드러나 당신에게 속하게 된다
도둑질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사물을 훔치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시간과 아이디어도 빼앗아 가는 것도 해당되죠.
기쁜 소식을 나누는 친구에게 되려 나의 기쁜 소식을 나눠 그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 버리는 것도 해당됩니다. 누군가를 나의 이익, 나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이용하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아스테야를 수행한다면 자연스레 다른 사람의 존재, 수고, 공로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위 수트라 구절에서 "모든 부가 요기에게 속한다"는 뜻은 야마의 5번째 덕목인 아파리그라하와도 연결됩니다. 우리가 길가에 핀 꽃나무를 훔쳐와 소유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것을 말하지요.
아스테야는 남의 것이나 남의 영역을 존중하는 것을 뜻한다. 비집착성 안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으면 세상의 온갖 보물들이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서 가능해지게 된다. 소유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서로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베스림 역해 『파탄잘리 요가수트라』 p.314
right use of energy / moderation, 정숙함
2장 38절 brahmacharya-pratisthayam-virya-labhah 당신의 성적 에너지를 성스럽게 사용하면 많은 힘과 능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의 『어느 요기의 자서전』 에는 재생산을 위해서만 성교를 했다는 언급이 나옵니다. 브라마차리아가 고대에는 성적 에너지를 보존(금욕)하여 요가의 길을 걷는 데 사용된다는 뜻이었다면, 현대에 들어서는 '성욕을 비롯한 쾌락에 대한 충동을 잘 제어'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것이 성관계든, 수면이든, 스마트폰이든, 약물이든, 음식이나 술이든, 우리가 스스로 감각적 쾌락에 지나치게 탐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중도를 알고 딱 그 선을 지키는 것. 알코올과 약물 중독, 원나잇스탠드, 시츄에이션십이 성행하고 도파민 과잉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완전히 통제되는 시간표를 통해 오히려 건강하고 균형 잡힌 생활을 할 수 있었듯, 브라마차리야를 수행함으로써 우리는 자제력을 키우고 내면의 평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브라마차리야는 근본적으로, 당신이 충동적인 인간에서 한 의식적인 인간으로 변모되는 것을 뜻합니다. - 삿구루
non-greediness, 욕심 부리지 않기
2장 39절 aparigraha-sthairye janma-kathanta-sambodhah 당신이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과거와 미래의 삶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지혜를 얻는다
때로 무소유, 단순함으로 해석되곤 하는 아파리그라하는 사물과 존재에 대해 탐욕을 부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물질주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특히 남에게 보여지는 것을 중시해 전세계 명품 소비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인 요기에게 이 아파리그라하는 마음에 품기 좋은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작 스스로 많은 관심이 없어도 새로운 것, 좋은 것, 비싼 것에 집착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그것을 소비하고 전시하는 일에 많은 시간, 에너지, 돈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나요?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예요.
질투와 집착, 미련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사고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세요. 삶과 미래의 모든 측면을 통제하려는 욕구를 조절하고, 혼자 모든 걸 끌어안으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선뜻 빌려주고 나눠주는 것부터 연습해보세요. 물건도, 마음도, 나의 시간도요. 마치 우리가 어린 아이에게 가르치 듯이요. 그렇다면 그 단순함 속에서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집착은 어떤 사람이나 어떤 것이 변하지 않고 같은 방식으로 우리를 위해 존재하기를 바라는 욕구를 고정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타인, 우리의 감정, 우리의 역할, 우리의 계획, 우리의 즐거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욕구를 고정한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인간이 아닌 미로에 갇힌 쥐처럼 되어 버린다. 데보라 아델 『야마 니야마』 6장 아파리그라하
요가수트라의 야마 Yamas 는 무언가를 더하는 것보다, 금하는 것에서 더 많은 유익을 얻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할 때 지방 분해에 도움이 된다는 음식을 더 챙겨먹는 것보다 달달구리 간식와 야식을 끊어버리는 게 더 좋은 것 처럼요 :)
2024년의 한 분기를 넘긴 4월의 첫 주말,
남은 한 해 동안 여러분이 마음에 품고 지켜가고 싶은 야마는 무엇인가요?
저는 올해 브라마차리아를 기억하며 중도를 지키는 연습을 하고 싶어요.
요가철학은 그 해석이 학교에 따라 선생님에 따라 매우 다양해요.
읽기 편하시도록 많은 자료를 최대한 간결하게 담아보려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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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지 얼마되지 않은 제 레터에 꾸준히 피드백을 보내주시는 열혈 구독자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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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요가레터 OLLY] 에서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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