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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디 Madie Sep 18. 2024

12호. 유럽의 요가 핫스팟: 마요르카 이야기

오늘은 지중해로 초대합니다

안녕하세요! 마디예요. 


저는 지난 보름 동안 가족과 함께 유럽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최근에 스페인 마요르카에 집을 샀는데, 고맙게도 저희를 초대해줬거든요. 마요르카는 요가를 사랑하는 유럽인들이 모여드는 곳이라면서요.


이번 호에서는 아직 우리에게 조금은 낯설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마요르카 섬, 

그리고 그 곳의 요가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이 글은 [요가레터 OLLY]에서 발행되었습니다/ @theyogacurator

 

마요르카를 소개합니다 


먼저 마요르카의 위치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마요르카는 스페인 동쪽, 지중해에 위치한 발레아레스 제도 중 가장 큰 섬이에요. 유럽 각국과 비행기로 한두 시간이면 닿는 거리에 있어 우리나라의 제주도만큼이나 여행객에게 인기가 많은 섬입니다. 


유럽의 주요도시에서 1~2시간 정도면 팔마 국제공항에 도착해요


무려 매년 1200만 명이 마요르카를 방문한다고 해요. 저는 이 여행을 하기 전까지 마요르카를 막연히 이비자와 비슷한 '파티 섬' 이라고만 생각했는데요, 그건 좀 옛날 얘기였어요. 


마요르카 곳곳엔 보석처럼 숨겨진 터키색 해변이 있어요

2024년의 마요르카는 유럽인들의 명실상부한 웰니스 휴양지였습니다. 


마요르카의 청록빛 지중해와 석산을 배경으로 요트, 수영, 사이클, 등산, 마라톤, 서핑, 다이빙, 골프, 테니스, 그리고 요가까지 모두 한 곳에서 즐길 수 있거든요. 제가 요가를 좋아하는 만큼, 제 친구는 등산을 좋아하는 데요. 미주와 유럽 곳곳에서 등산을 즐기던 그녀는 마요르카에서 등산을 하고 "아, 여기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합니다. 여긴 평생 걸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대요. 


제 친구처럼 많은 유럽인들이 마요르카에 세컨하우스나 은퇴 후 거처를 마련하고 있는 추세예요. 지난 몇십년간 섬의 낙후된 곳곳에 EU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거리를 정비하고 깔끔한 건물들을 지었거든요. 따뜻한 날씨,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자연 환경, 그리고 잘 구축된 웰니스 인프라까지, 더 바랄 것이 있을까요? 


팔마 알무다이나 왕궁에서 바라 본 바다

제가 갔던 4월 말의 마요르카는 바닷물이 아직 얼음장 같이 차가워 수영을 할 순 없었어요. 대신 봄날의 햇살을 맞으며 많이 걷고 드라이브 하고 요가원에 갔답니다.


제주도 그렇고, 왜 우리는 섬에 가면 요가가 하고 싶어지는 걸까요? 

요가의 섬 제주처럼, 마요르카에도 100개가 넘는 요가원들이 성황리에 운영 중이었어요. 차이점이 있다면 다양한 나라에서 온 선생님들이 스페인어 외에도 다양한 언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거였죠. 한 번 수업을 듣는 데 드는 비용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편이었습니다. 

ⓒ Earth Yoga Mallorca


마요르카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영어요가원 Earth Yoga 에서 아침 일찍 수련을 마치고 원장님과 차를 마시며 마요르카의 요가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요트에서 시작된 요가 씬


마요르카는 부자들이 많이 찾는 섬으로 유명해요. 스페인 왕족을 비롯한 유럽의 부자들은 비교적 날씨가 온화한 마요르카 해안가에 별장을 마련해 두고 개인 요트를 즐깁니다.

팔마 마리나 ⓒ ABC Mallorca

이런 요트가 팔마 마리나 한 곳에만 2천 대 이상 정박해 있는데요. 올해 마요르카 보트쇼가 40주년을 맞이했으니, 약 1980년대부터 요트는 마요르카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키워드인 셈이예요. 왠 요트 얘기냐구요?


재밌게도 마요르카의 요가 씬은 이 요트에서부터 시작되었거든요. 


요가는 공간이 크지 않은 개인 요트에서 하기 좋은 운동 1순위로 꼽혀요.


푸른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항해하는 요트, 그렇지만 이 멋진 공간에서 온종일 슈퍼리치를 위해 일하며 고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있어요. 바로 요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요트에서 각종 일을 도맡아 하는 이 사람들을 영어로는 야티 Yachtie 라고 부르는데요. 원장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야티들이 마요르카 요가씬을 만든 초창기 주역이라고 해요. 


ⓒ ABC Mallorca


세계 각국에서 온 야티들은 퇴근 후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요가원을 찾았어요. 요가원에서 이 야티들을 위해 영어로 요가수업을 진행하자 영국, 스웨덴, 독일 등 추운 나라에서 마요르카로 이주한 사람들도 건강한 은퇴 생활을 위해 찾아오기 시작했고요. 


이렇게 마요르카에서 영어로 운영되는 요가원은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를 누비는 야티들이 입소문을 내준 덕분에 마요르카의 요가씬은 조금씩 그 이름을 알리게 되었어요.   



지금 우리가 원하는 건 웰니스


원장님은 요가원을 운영한 지난 15년간 유럽인의 휴가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걸 목격했다고 말해요. 예전에는 영국인 지구, 독일인 지구 등으로 나뉘어 고등학교 졸업파티, 결혼 전 총각 파티, 처녀 파티 등으로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즐기기 위해 마요르카에 오는 관광객이 대다수였다고 합니다.


ⓒ du vine

그렇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요. 


마요르카에 기반을 두고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는 물론이고 휴가 때 잠시 마요르카에 오는 여행객들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데 더 관심이 많다고 해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관심사가 파티에서 더 건강한 삶, 웰니스로 서서히 변화한 겁니다. 


ⓒ bookyogaretreats


사람들은 이제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마요르카를 찾습니다. 


성수기에는 마요르카 곳곳에서 요가 리트릿이 열려요. 마요르카가 가진 매력을 백분 활용해 낮에는 요트를 타거나, 서핑/등산/사이클링을 하고 저녁에는 요가로 이완하는 웰니스 리트릿도 인기에요. 숲에서도 바다에서도 요가를 하는 거죠. 


유럽이나 미국의 요가 선생님들은 아예 마요르카에 있는 요가원을 통째로 빌려, 지도자자격증과정 겸 리트릿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열려 있는 요가원  


얘기를 나누다보니 문득 이렇게 외국어로 된 요가원이 오래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해졌는데요. 

선생님은 포용성과 커뮤니티 덕분이라고 답하셨어요. 


성별, 종교, 인종, 나이에 따른 차별 없이 요가원에 걸어들어오는 그 누구든지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구요. 그러고 보니 제가 참여했던 수업에도 부모님과 함께 온 어린이가 있었네요. 

ⓒ bookretreats

이 곳에 정착한 사람, 오며 가며 지내는 사람, 한 번 오고 오지 않는 사람 - 하루에도 엄청나게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누구든 따뜻하게 맞이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대요. 코로나 당시 요가원 운영이 어려워졌지만 역시 커뮤니티의 힘으로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공간을 사랑하는 회원들이 통 큰 기부를 해줬거든요.


요가원을 나서며, 다양한 층위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우리나라에도 비단 호텔 뿐만 아니라 더욱 포용적인 요가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엄마아빠와 함께 오는 어린이를 환영하는 요가원을 상상해봐요. 영어 또는 기타 외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구글 맵에 위치를 표기하고, 수업 공지를 영어로 병기해주는 정도의 노력이 있다면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 요기&요기니들이 기뻐하지 않을까? 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   



마요르카의 요가 공간들


더 자세한 여행 이야기는 인스타그램 & 스레드 계정 @theyogacurator 에 공유하도록 하고, 마요르카의 요가원 몇 곳을 소개하며 이번 호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혹시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산 좋고 물 좋고 요가원도 좋은 마요르카에 꼬-옥 들러보세요 :) 


1.  Earth Yoga

ⓒ Earth Yoga Mallorca

Earth Yoga 는 원래 목수의 작업실이었던 곳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간 전체에 따뜻한 나무의 느낌이 가득해 들어서자마자 기분이 좋아져요. 

 

ⓒ Earth Yoga Mallorca

매일 오전 오후 2-3개의 수업이 열리는데요. 숙련자라면 Level 2/3 수업에 도전해 보세요. 수련 전후로 마실 수 있는 따뜻한 차도 구비되어 있어요. 


⏳ 소요시간: 75분-2시간 | � 1회: 약 2만5천원 (€18) |  � www.earthyoga.es/


2. Yoga del Mar  

ⓒ Yoga del Mar


팔마 동쪽 공항 근처 해변가, 푸른 바다를 마주보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요가원이 있어요. 바다 앞에 있다는 이점을 백분 살려 날씨가 좋으면 야외에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명상 세션과 다양한 마사지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어 요가 수업 후 한층 더 깊은 휴식을 취할 수도 있어요.


⏳ 소요시간: 75분 | � 1회: 약 3만원 (€20) |  � yogadelmar.es/en/


3. PARAMPARA SUP Yoga 

ⓒ paramparayoga


파람파라 요가원에서는 마요르카 동북부의 알쿠디아 & 폴렌사 항구에서 스탠드업패들 요가 클래스를 제공해요. 마요르카 해변가에 위치한 많은 식당과 마찬가지로 겨울에는 수업을 운영하지 않다가 4월이 되면 야외 수업을 재개합니다. 투명한 바다 위에서 진행되는 SUP 요가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 소요시간: 2시간 | � 1회: 약 5만원 (€35) |  � paramparayoga.com/



이 글은 [요가레터 OLLY]에서 발행되었습니다/ @theyogacu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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