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야외 페스티벌의 계절!
안녕하세요 마디님,
요즘 참 야외에서 요가하기 좋은 날씨죠?
햇빛, 음악, 예술, 자연 - 요가를 사랑하는 사람들 중 이 모든 걸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요. 바야흐로 만물이 빛나는 계절, 이 모든 것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계절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오늘은, 요가레터에선 음악 페스티벌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해요.
실제로 음악 페스티벌에 가는 것과 우리 뇌 건강 사이에 대한 재밌는 미국의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라이브 음악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들의 약 70%는 자신의 뇌가 건강하다고 평가하는 반면, 라이브 음악을 한 번도 관람한 적 없는 사람들은 50%만 그렇게 생각한대요.
우리 모두 한 번쯤은 경험해 봤잖아요?
마음껏 춤추고 노래하다 보면 이 순간 살아있는 게 너무 행복한 경험,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멜로디에 오롯이 집중하는 순간, 옆을 돌아보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단번에 알 수 있는 그런 연결감, 그리고 그 뒤로 지는 노을까지.
오직 페스티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이 있죠.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 & 예술 페스티벌엔 늘 요가도 함께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요가와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국외 페스티벌 3곳을 소개해 드릴게요.
영국에서 가장 훌륭한 인프라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바로 음악이라 답할 거예요.
도시 규모를 막론하고 열리는 다양한 규모 & 다양한 종류의 음악 공연 덕분에 영국살이가 즐거웠거든요. 당시 졸업논문을 쓰느라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 했던 페스티벌, 아직도 너무나 가보고 싶은 페스티벌을 가장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바로 매년 6월 영국 서머싯에서 열리는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입니다.
엘튼 존과 폴 매카트니부터 빌리 아일리쉬, 비욘세, 콜드플레이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이 종합예술축제는 1970년 한 농장에서 입장료 단돈 1파운드로 시작됐어요 (우유 포함!) 히피 문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작된 축제인 만큼 자연, 건강,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하구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축제로 발전한 글래스턴베리는 이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돌아가고, 플라스틱 물병은 금지예요. 축제의 후원은 기업이 아닌 그린피스, 옥스팜, 워터에이드와 같은 자선단체입니다. 게다가 매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수익 일부를 기부하고 있어요.
이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는 '힐링필드 Healing Field' 라는 구역이 있는데요.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요가와 명상 수업, 다양한 힐링 세션이 열리는 곳입니다. 1980년대 당시 히피들이 요가를 하고 레몬밤과 같은 영국 전통 민간요법을 나누던 것에서 시작했어요.
이 곳에는 공기, 흙, 물, 불을 상징하는 4개 구역(써클)이 있고 각각의 테마에 맞는 힐링 세션이 열려요.
한참 뛰어놀다 쉼이 필요해지는 순간, 힐링필드로 발걸음을 옮겨 볼까요.
페스티벌의 소음과 자극으로부터 푹 쉴 수 있는 '조용한 구석'이거든요. 이곳엔 지친 발을 담글 수 있는 연못과 정원이 있구요, 만트라를 암송할 수 있는 박티 템플도 있어요. 요가 수업은 페스티벌 내내 열려요.
이제는 힐링필드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1시간 내내 웃는 '웃음요가', 핫스톤 마사지, 사운드 배스, 타로/별자리 리딩 같은 흥미로운 세션이 모두 재능 기부로 열린다고 합니다.
매년 11월이면 다음 해 티켓 판매가 시작된다니 글래스턴베리가 궁금하신 분들은 꼭 기억하고 계셔요 �
기간: 매년 6월, 2024년 6월 26일 ~ 30일 | 가격: £360 | www.glastonburyfestivals.co.uk
미국 네바다 주 블랙록 사막, 여기 매년 9일만 생겼다가 사라지는 도시가 있습니다.
급진적 자기표현, 급진적 포용성, 급진적 자립, 탈상품화, 서로 선물하기,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기 등의 규칙이 있는 이곳은 "버닝맨" 입니다.
1986년, 한 실연한 남자가 35명의 구경꾼 앞에서 '나무 인간 조형물'을 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것으로 말미암아 시작된 버닝맨은 이제 매년 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초대형 축제가 되었어요. 버닝맨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명칭은 "버너"로, 주로 히피문화에 관심이 많은 창업가, 기술자, 예술가 그리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로 구성되어 있죠.
사람들은 모래 폭풍이 끊임없이 불어대는 와중에 수백 개의 조형물이 설치된 사막 위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축제를 즐겨요. 각자 창조한 예술을 전시하고, 입고 싶은 대로 입고, 토요일엔 이름 그대로 거대한 나무 인간을 불태우는 의식을 치릅니다.
버닝맨 안에서 참가자들은 자체적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데요,
이런 세션이 하루에만 2000개 가까이 열려요. 세어보니 그 중 10% 정도는 요가, 명상, 영성, 호흡에 관한 세션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버닝맨에 다녀온 리젯 체슨은 원더러스트 매거진에 이렇게 얘기했어요.
"나이 든 사람, 젊은 사람, 키가 큰 사람, 작은 사람, 피부가 어두운 사람, 밝은 사람, 허약한 사람, 건장한 사람, 유연한 사람, 발가락에 손이 닿지 않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요가 선생님과 초보자, 수련자와 매니아들도 있었구요. 어떤 사람들은 코스튬을, 어떤 이들은 룰루레몬을,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완전히 나체로 있더군요.
궁극의 자유와 자급자족의 최대치, 그리고 극한 상황에서 나 자신의 한계를 알아볼 수 있는 버닝맨, 인생에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매년 1월부터 7월까지 여러 번에 나눠 표를 판매하니 확인해 보세요.
기간: 2024년 8월 25일 ~ 9월 2일 | 가격: $575 | burningman.org/
아시아의 코첼라, 아시아의 글래스턴베리라는 별명을 가진 축제가 있어요. 2014년에 시작된 이 축제, 바로 태국 파타야 근교에서 열리는 원더프룻 페스티벌입니다.
여름에 열리는 건 아니고 12월 중순에 열려요. 원더프룻은 앞선 두 개의 축제에 비하면 요가와 웰니스, 그리고 환경과 건축에 조금 더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실제로 원더프룻을 창립한 피트 폰프라파는 부동산 사업가인데요, 환경 문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런 축제를 기획하게 됐대요. 그렇게 5일 간 그의 방향성에 공감하는 전 세계 예술가와 건축가의 조형물이 원더프룻에 나타납니다.
Love, Live, Wonder 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친환경 힙스터들 역시 원더프룻으로 모여들어요. 각자 텀블러를 가져와서 음료를 리필해 마십니다. 2만5천명이 모여드는 축제에서 발생한 폐기물의 96%가 재활용 및 퇴비 처리되었다고 하는데요, 실로 놀라운 수치입니다.
낮엔 수많은 종류의 요가와 명상 수업이 열립니다. 그리고 태국 전통 쿠킹 클래스, 아이스배스, 꽃꽂이, 수공예 워크숍이 열려서 다채로움을 더해요. 저녁엔 전세계에서 온 DJ 들과 함께 가까운 거리에서 춤을 출 수 있구요.
다녀온 분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아이들과 반려동물들도 함께 참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12세 이하는 무료래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화장실 역시 아주 깔끔하게 관리되어서 축제를 더 산뜻하게 즐길 수 있겠더라구요.
태국은 꽤 가깝다 보니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페스티벌 갈 결심(?)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기간: 2024년 12월 12일 - 16일 | 가격: 8500바트 / $240 | wonderfruit.co/
지난 주말, 양양의 디에어하우스 그리고 요가말라프로젝트에 다녀온 친구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오는데 얼마나 부럽던지요. 그래서 페스티벌 얘기를 쓰다보니 너무 신이 나서 글 조금 쓰고 새로운 페스티벌 찾고 또 그 페스티벌 영상 보기... 의 무한루프에 갇혔다가 돌아오길 반복했네요. 이번 레터를 쓰면서 새로 알게 된 축제들도 꽤 많은데요, 다음 번엔 보기 좋게 또 정리해보겠습니다 :)
여러분께서는 올 여름 어떤 멋진 페스티벌을 다녀오셨나요? 또는 내년을 기다리고 계신가요? 그 곳에도 요가 세션이 있나요? 추천하고 싶은 페스티벌이 있다면 제게 귀띔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