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탄수화물, 과당 끊기 D-8
날씨도 엉망진창
아이들 상태도 엉망진창
업무도 엉망진창이다.
원래 오늘은 막내 유치원에서 물놀이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비가 내리더니 결국 취소가 되었다.
아이들은 비가 와서 놀이터 등 야외에서 놀 수 없으니 집에서 난리다.
오늘 예매해야 하는 게 있었는데 그것도 놓치고
오늘까지 오전에 끝내야 할 업무도 아침에 부랴부랴 마무리했지만, 정작 그 일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그럴 거면 진작 알려나 주지....
오전 집중 시간,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무하게 날려먹은 건지...
아이들도, 일도, 나와의 약속도, 일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리니 스트레스가 올라온다.
요즘 나의 주된 감정은 '짜증'이다.
탄수화물을 못 먹으면 성격이 나빠지는 것 같다 ㅠㅠ
탄수화물을 먹으면 건강이 나빠지고.. (아 어쩌란 거냐 증말 )
스트레스받을 때 생각나는 건 바삭한 간식들이다.
날이 흐리니 바싹한 전이랑 칼국수도 먹고 싶다 ㅠㅠ
요즘 <식탐해방>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식탐은 단순한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뇌의 '단서-행동-보상'이라는 습관 회로로 형성된다고 한다.
그동안 나의 습관을 되돌아봤다
우울, 짜증, 화남(단서) - 케이크, 과자 같은 단 디저트 먹기(행동) - 기분이 잠. 깐. 좋아짐(보상)
비가 와서 무기력함(단서)- 전이나 칼국수 먹기(행동) - 기분이 상승(보상)
이를 반복되며 자동 반응이 되었고, 지금의 내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이런 패턴은 아주 어릴 적부터 학습된 것 같다. 아이를 키워보니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속상할 때 기분 풀라고 사탕 같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주게 되고, 아이는 그걸 통해 기분이 나아진다.
그러다 보니 감정이 상할 때마다 자신을 기분 좋게 해 줄 사탕, 과자, 아이스크림 등을 찾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 부모님께서 비가 오는 날 김치전과 칼국수를 해주셨는데 그걸 먹을 때 기분이 좋았던 기억은 비가 오는 날 전과 칼국수를 찾게 되는 자동반응으로 이어졌다.
진짜 배고픔이 아닌 '감각적 갈망'을 느끼고 음식이 주는 '가짜 보상'에 길들여진 것이다.
이제는 조금 의식적으로 이 흐름을 인지하고 느낄 수 있고, 브레이크를 걸 수 있게 되었지만
건강한 대체 습관을 찾고 그 습관으로 익히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도 대체 습관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그동안 행동을 인지하고 참고 있는 상태니까 ㅠㅠ
그래도 참을 수 있다고 믿는 건, 지금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지금 다시 간식으로 보상을 준다면 내 뇌는
-그래 그럴 줄 알았어~
하며 다시 그 행동을 강화할 거고 나는 언젠가 다시 이 고리를 끊으려고 다시 시도할 텐데 그때는 지금보다 더 힘들겠지.
<식탐해방>에서는 여러 실천 도구를 제안한다.
천천히 맛보며 음식의 감각을 온전히 느껴보기
바디스캔 명상:몸의 감각을 세심히 스캔하며 연결되지 않은 신호를 복원한다.
RAIN 훈련: 갈망을 억제하지 않고, 인지하기-수용하기-탐색하기-돌봄/자비 베풀기
예전처럼 단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이 주던 자극과 비교하면 순한 맛이다. 밍밍한 맛..
하지만 오늘 이렇게 내가 느낀 감정들과 그동안 굳어진 식습관들을 생각해 보니
조금 나아진 기분이 든다.
<식탐해방> 중요하게 강조한 내용은 이거다.
실패할 때 자신을 질책하기보다, 자기 친절을 통해 회복 탄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
나는 실패할 것이다. 시도를 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어떤 경우라도 나에게 친절해지겠다.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도할 걸 알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