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얼마 전, 어느 커뮤니티에서 보았던 글 하나가 떠오른다.
“병을 딸 때 ‘뽁’소리가 나면 신선한 거라고 하잖아. 그럼 청각장애인은 이게 신선한지 알 수가 없겠네?”
친구와 편의점에서 스타벅스 병 커피를 마시다 나눈 대화 중 일부. 그는 그저 툭 내뱉은 말이었겠지만 나는 자려고 누워서까지 그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뽁’소리였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들을 수 없어 상처가 됐을 어떤 소리. 수백 번 음료를 마시면서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생각이었다. 라는.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것들에게서 다른 이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며, 나 자신도 내가 무언지 모르는 주제 다른 이를 다 아는 척 바라보려 했던 내 오만한 태도에 속이 상한다. 그래서 나는 작은 사람인 거야. 하늘을 올려다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정작 내 옆을 스치는 무언가를 보지 못했던 거다.
결국엔 나밖에 모르는 건방진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뒤통수가 얼얼하여 잠시 고개를 내리고 주변을 살피다가도 이내 다시 하늘만 보게 될 것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그것에 악의는 없었을 거야. 나는 아마 당신이 궁금해서 그랬을 거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하고 싶은 내 어중간한 마음이 안부로 나온다. 한편으론 잘 지내고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