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깽이를 데려온 지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 체감으로는 거의 한 달은 지난 것만 같다.
이 일주일도 안 되는 시기에 참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를 위해 당근마켓으로 제품들을 사러 다니고, 병원을 다니고, 또 구조한 곳을 다시 가보기도 하면서 단 하루도 빠짐없이 동분서주하며 바쁘게 움직이기도 했다.
그렇게 내 몸은 천근만근이 되었지만, 또 반대로 그만큼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성장을 한 것 같다.
부모가 된다는 것이 이렇게 불안하고 아득한 일이었구나 싶고, 기쁘면서도 불안하고 걱정되면서도 든든하기도 한 정말 복잡 미묘한 심경의 변화도 많이 느끼고 있다.
길고양이와의 인연 또한 특별하고도 신기했지만, 그 과정에서 동네를 산책하는 여러 가족들과의 만남들도 기억에 남는다.
요즘같이 사건사고가 난무하는 시대에 길거리를 지나다니며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대화를 나눈 기억이 거의 없다. 서로가 서로를 내외하며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 급급한 삶을 사는 것이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도 이 도시에는 큰 정이 없었고, 아는 사람도 적다 보니 외출을 할 때면 꽤나 긴장감을 갖고 주변을 예의주시하는 것이 먼저였다. 그런데 이번에 아깽이 구조를 도와주신 여러 집사 가족들을 만나면서 그런 마음들을 조금은 거둘 수 있게 되었다.
특히나, 마지막에 차량 밑에서 구조를 도와주신 부부께서는 아깽이를 그대로 두지도 못하고 데려가지도 못하시고 발만 동동 구르고 계셨는데, 그때 내가 나타나서 아기를 구조해 준 것이 고맙다면서 지금 키우고 계신 길냥이 2마리가 성묘가 되어서 아기시절 쓰던 장난감이 많으니 꼭 전해주고 싶다고 연락처를 교환하고 가셨다.
그로부터 며칠 후 직접 연락을 주셔서 언제든 방문하라는 따듯한 말을 전달해 주셔서 나는 저녁에 짬을 내서 집에 방문을 드렸는데 정말 많은 고양이 장난감을 챙겨주시고 먹을거리까지 잔뜩 챙겨주셔서 어린 시절 동네에서 느끼던 정문화를 정말 오랜만에 느낀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면서 지내자는 말씀도 너무 따듯하셨고, 감사드렸다. 우리 아깽이가 참으로 복이 많은 아이구나 싶기도 했다.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이렇게 도와주는 좋은 분들을 만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내가 아깽이를 잘 돌봐야 한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더욱 높아지는 것 같다.
아픈 아이를 데려와 어떻게든 살려내서 건강하게 만들자는 것이 첫 목표였는데, 그것이 어느 정도 실현되고 나자 현재 내가 놓인 상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실에서 타협할 수 없는 불가능한 영역도 있는지라 최대한 합의점을 찾아 아이와 나 모두에게 후회가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