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2일 (토)
아기 고양이를 데려온 이후 무럭무럭 잘 자라주고 있지만, 건강에 대한 우려와 염려가 계속되던 어느 날.
고양이 건강검진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아기 고양이에게서 나타나는 표면적인 이상 부분에 대해서 병원치료를 받게 해 주며 회복을 도와주고 있지만, 그 외에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장기나 뼈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구조를 한 이후부터 계속 머릿속에 가득했었다. 이런 경우에는 미리 손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데 현재로서는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를 알 수가 없기에 밥을 잘 안 먹거나 기운이 없는 것 같으면 혹시라도 몸에 어떤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오만가지 걱정을 하게 되어서 혼자서 끙끙 앓을 바에는 제대로 된 건강검진을 받아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양이 건강검진의 경우, 사람처럼 피검사, 배변검사, X레이 검사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사실 금액이 만만치가 않다. kg에 따라서 금액과 검사항목이 달라지고 비용도 더 올라간다. 아직 몸무게가 적은 아기 고양이의 경우, 10만 원 중반대의 가격에 진행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아기 고양이 입양자 분들은 이런 부분까지 체크를 안 할 수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이왕 제대로 검사를 하고 약 처방을 받아서 건강하게 잘 케어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여 비용에 연연하지 않고 건강검진을 진행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길에서의 생활에서 혹시라도 먹으면 안 되는 것들을 먹거나 해서 장기가 손상되거나 했을까 봐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밥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있지만, 이 아이의 탄생과 나와 만나기 직전까지의 과거를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분들에 비해 걱정이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진행된 고양이 건강검진은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에도 10분 정도 기다림이 있었다. 생각보다는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기다림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사실 나의 아기 고양이는 잘 뛰어다니고 잘 먹고 잘 자고 있었기 때문에 겉보기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 진단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큰 걱정이 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어서, 수의사 선생님의 부름에 따라 현재 꾸꾸의 상태를 나타내는 여러 데이터와 사진들을 보게 되었는데 일단 링웜이라는 곰팡이성 피부병 외에 피검사에서 몇 가지 수치가 높게 나왔다. 평균수치를 아주 살짝 넘는 숫자들이라 큰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수치가 높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장에 관련된 수치였다. 설사를 하냐는 질문에 설사는 본 적이 없어서 없다고 답했는데 혹시 모르니 추가적으로 대변검사도 진행하게 되었다. 사진 상에서 보이듯이 변에서 여러 균들이 발견되어서 항생제 처방을 받게 되었고, 그 외에도 곰팡이성 피부염이 전이가 되었기에 바르는 약보다는 먹는 양으로 처방을 받아 치료하기로 했다.
초반에 습식사료를 먹으며 묽은 똥을 싸다가 요즘에는 단단한 알맹이 같은 똥으로 바뀌어서 건강해졌다 싶었는데 아직은 배변 내에서 발견되면 안 되는 균들이 있다고 하니 당분간 약을 잘 먹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가끔 눈이 붓거나 기침을 하기도 해서 이 부분을 물어보았더니 면역력이 낮은 아기 고양이들에게 자주 발견되는 허피스 바이러스(감기), 칼리시 바이러스(FVC) 일 것이라고 하셨다. 이 전염병은 인간의 독감과도 같아서 면역을 올려서 낫는 수밖에 없다고 하셔서 처방약을 잘 먹이면서 건강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렇게 구체적인 병명을 듣고, 몸상태를 확인하고 나니까 확실히 마음이 놓였다. 이어서 1차 예방접종도 맞고 심장사상충 약도 발라준 뒤 건강검진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향하였다. 오랜 시간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검사를 받고 접종도 맞느라 고생한 아기 고양이가 참으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내 마음은 홀가분해졌다.
약을 처방받고 3일 정도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데 확실히 눈에서 나오는 눈물, 분비물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고 피부병이 있던 부위들도 확장되던 것이 멈춘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여전히 잘 뛰어놀고 아무리 놀아줘도 떨어지지 않는 체력을 보면 잘 낫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