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100억이 생긴다면?

by omoiyaru
나에게 100억 원이라는 돈이 생긴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언젠가 유튜브에서 봤던 것 같은데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현재 자신에게 돈이 엄청 많다고 가정했을 때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된다는 이야기였다. 꽤나 공감이 가던 내용이라 나는 가끔씩 돈이 많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일단 지금 현재로 가정을 한다면 가장 먼저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둘 것이다.


지금의 직장은 나에게 '돈'과 '사회경험'을 가져다주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은 아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아니어도 '발전적인 일'이라면 해나갈 가치가 있다고 여기지만, 그것도 아니다. 물론 매년 하는 일은 조금씩 변형되지만 모양 자체만을 놓고 보면 단순 노동의 반복인 일이다. 나는 창작욕구가 강한 사람이라 그런지 조직에서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틀에 박혀 일하는 것이 재미가 없게 느껴진다.


그렇게 일을 그만두고 나면 당분간은 하루종일 잠을 자고 싶다. 소진된 에너지를 채울 때까지는 그저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생활을 해보고 싶다. 이런 생활은 한 2주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게 에너지가 채워지고 나면 원 없이 책을 읽고 싶다.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쫓기며 사는 현실생활에서 벗어나 사색을 즐기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늘 나를 쫓아다니는 고민거리가 사라지기에 그 자체가 자유롭고 행복하다는 기분이 드는 것 같다. 그리고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며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책의 내용을 해석하고 상상하는 것도 내가 책을 읽는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렇게 책을 통해 마음의 양식을 쌓아나가며 또 한편으로는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량을 늘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나른한 저녁시간에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면 햇빛이 내리쬐는 오전시간은 내내 운동만 하면서 지내보고 싶다. 새벽수영을 나가고, 꾸준히 3km씩 러닝을 하고, 근육운동도 병행하고 싶다. 아직 몸치를 벗어내지 못한 댄스에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


그렇게 운동을 마친 뒤 땀을 쫙 빼고 나서 기분 좋은 느낌으로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린다.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고 소파에 누워 아직 지지 않은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를 느낀다. 자연 바람이 부는 곳에 누워 잠시 노곤하게 낮잠을 자고 싶다. 너무 길지 않게, 한두 시간 정도.


그렇게 곤히 낮잠을 자다 귓가에 울리는 고양이의 그릉그릉 소리에 자연스럽게 눈을 뜬다. 아직도 오후 3시밖에 안 됐네? 기분이 좋다. 아직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이렇게나 많다니! 쌓여있는 책을 하나 들어 펼친다. 독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심신에 안정감을 주는 음악을 틀어 놓는다. 나의 하루는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온전한 나만의 것, 나만의 시간이다. 난 그 시간에 집중한다.


그렇게 2,3시간이 훌쩍 지나고 슬슬 배가 고파온다. 간단히 샐러드와 과일을 챙겨 먹는다. 어느덧 어둑해지려고 하는 하늘을 보며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저녁 산책을 나간다. 하루하루 다르게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내 인생의 크나큰 낙이며, 재미요소이다. 아침해가 떠있을 때에는 비슷해 보이던 맑은 하늘이 매일 다른 색을 띠며 물들어 가는 것은 참으로 신비로운 현상이다.


그렇게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고양이의 화장실을 정리하고, 밥을 챙겨준다. 고양이와 잠깐의 놀이타임도 즐겨본다. 이제 자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 나의 인생은 고요하게 흘러간다. 나를 뒤흔드는 요란한 것들은 내 인생에서 배제시킨다. 내 인생은 비어있는 듯 하지만 꽉 차 있고, 적막하지만 충만하다. 도시가 잠이 드는 시간대가 나에게는 생각을 정리하기 딱 좋은 때이다. 나는 오늘 하루 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글로 정리하기 시작한다. 나는 그날그날 만났던 노을의 색을 떠올리며 글을 써 내려간다.


정작 돈이 많을 때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삶은 그다지 대단해 보이는(?) 모습이 아니었다. 명품백, 외제차, 한강이 보이는 좋은 집과 같은 보이는 것들이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대단히 주목받는 삶도 아니었다. 그저 조용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주변을 채우고 그것들을 소소하게 누리며 사는 삶이다.


이 정도라면, 내일 당장이라도 살 수 있지 않을까?

왜 그렇게 할 수 없을까? 무엇이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당장의 지출. 생활비이다.


100억이라면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소소한 생활을 누리면서도 문제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내가 한평생 발 뻗고 누워 잘 수 있는 집이 없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공과금과 생활비를 충당할 만큼의 자산이 없다. 그렇기에 매일같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위에 적힌 것과 같은 삶을 살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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