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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공부 2-4화:6학년부터 새로운 작전으로

첫째의 수학 공부(3)

by 교사맘
첫째의 수학 공부(3)_학원, 과외 없이 집에서 워킹맘 엄마와 공부하고 있는 초등 삼 남매 이야기입니다. <집에서 자라는 공부 습관 2>(4화)


첫째가 5학년까지는 학교 수업을 주축으로 하고, 복습 및 심화 학습을 했다. 철저한 현행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수업 집중력'에 높은 비중을 두었기 때문이다. 물론 적당한 예습을 하는 것도 수업 집중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5학년 여름방학 때 아이에게 5학년 2학기 예습을 시켜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 아이는 '왜 분수끼리 곱하면 답이 작아져요? 원래 곱셈은 여러 번 더하는 거니까 답이 더 커지는 거 아니에요?'라고 질문을 했다. (이 부분은 중요한 단원이다.) 나는 직업 특성상 반드시 원리를 설명해 주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면서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그러면서 풀이까지 같이 봐주다 보니 어느새 1시간 가까이 (엄마 선생님의) 수학 '수업'이 되는 것이다. 계속 이러면 내가 힘들어져서 안 된다! 어차피 아이가 학교에서 배울 내용인데 왜 미리 알려주면서 내가 고생을 해야 하나? 그리고 아이가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우는 것의 힘이 꽤 크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날 이후로 다시 현행(복습 차원에서 심화 문제 풀기)으로 돌아갔다. 학교 진도보다 아이 진도가 더 빠르면 심화 문제를 더 풀게 했다.


그렇게 현행과 심화 문제 풀기로 공부했고, 5학년 2학기 끝 무렵, 수학 사고력대회에서 58점을 받은 것이다. 난이도가 어려웠다고 해도 100점대, 90점대, 80점대 아이들이 극소수는 아니었던 것 같다. 결국 아이가 '시간 내에 심화 문제를 풀지 못한다'라는 결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남편은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보다는, 진짜 문제 해결력을 위한 환경에 대해 고민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2화부터 계속 언급하고 있는 『수학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류승재 저)라는 책을 주축으로 하여, 수학 학습과 관련된 책들을 다시 살펴보며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잡았다.


1. 6학년부터는 학교 진도가 아닌 스스로의 학습 진도대로 진행한다. (필요시 혼자 선행학습 하기)

그동안은 학교 진도에 맞춰서 복습으로 심화 문제를 풀었다. 그런데 학교 행사가 많을 때는 아이의 진도가 더 빨라 학교 진도를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했고, 수학사고력대회 직전까지 범위 내 수업을 듣고 거의 바로 대회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회 직전에 심화 문제를 충분히 풀지 못하는 상황이 못내 아쉬웠다.


이제는, 이제까지 쌓은 사고력으로 아이 스스로 예습을 하고 (엄마에게 가르쳐달라고 하지 않고) 진도를 나가면 어떨까? 어차피 고등학교 과정은 선행 없이 현행으로는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류승재 님의 책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있어 용기를 얻었다.


<문제 해결력을 키우기 위해 연습해야 할 것 - 자기주도 학습> 76쪽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공부할 때 누구에게 배우지 말고 스스로 개념을 읽고 문제를 푸는 습관을 들이게 하세요. 모르는 문제는 앞의 개념이나 비슷한 유형을 참고해서 스스로 풀게 유도하세요. 이런 연습이 잘 되면, 중학교 과정, 고등학교 과정, 심지어 대학교 과정까지 스스로 교재를 보고 학습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선행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 71쪽

올바른 선행이란, 한 학기 과정의 기본개념을 익히고, 심화까지 충분히 진행한 후, 그다음 과정 선행을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내가 아이에게 시키는 것은 선행도 아닌 셈이다. 그냥 학교 진도보다 빠르게 해당 학기의 과정을 스스로 공부하는 정도니까.



2. 수학 공부 시간을 늘려야 한다.

류승재 님은 학원을 다니지 않는 초등 3~4학년의 경우, 매일 2시간씩 5일간 수학 공부를 하길 추천한다고 했다. 첫째는 5학년 때 수학을 매일 50분씩 공부했다. 그것도 학교 수업 + 방과 후 수업이 모두 끝나면 5시쯤 귀가하는데 저녁 먹고 다른 숙제와 독서 등을 하면 50분 수학 공부도 빠듯했다. 그래도 시간을 늘려야 할 것 같아서 첫째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을 했다.


"어차피 5학년 때는 수학 공부 50분, 6학년부터는 수학 공부를 60분씩 하기로 했잖아. 그런데 혹시 70분씩 하기로 한다면 엄마가 수학사고력대회 용돈으로 5만 원이 아니라 10만 원을 줄게! 어때?"


5학년에 비해 매일 20분, 주 100분의 수학 공부 시간이 추가되는 것이었다. 아이가 이 선택을 할까? 내 예상은 반반이었는데 아이는 흔쾌히 수락했다. "공부는 10분 더하는 건데, 돈은 2배잖아요! 할래요!"


음... 사실 난 이때 아이의 협상 기술이 조금 우려되었다. 하루 60분에서 10분씩 더 늘어났다고 쳐도, 주 50분에 15주간 750분을 더 공부하고 용돈은 5만 원 추가되는데? '어차피 해야 할 공부 10분씩 더 한다고 크게 힘들겠나. 이왕이면 10만 원 받자.'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고 치고 넘어간다.




이렇게 한 학기 공부하고 본 6학년 1학기 수학 사고력 대회 점수는 몇 점이었을까?


-다음 화에 계속-


추신. 수학 문제 해결력이란 무엇인가?

낯선 문제, 비정형적 문제, 어려운 문제 등을 자기 스스로 분석하고 해석해서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여 해결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즉 핵심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입니다. 즉, 쉬운 문제부터 스스로 해결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쉬운 문제의 경우, 질문하거나 해설지를 보지 않고도 개념만 다시 읽어보거나 기존의 비슷한 유형을 찾아서 복습하면 충분히 혼자서 풀 수 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아이가 혼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같은 책 73~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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