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초등학교 6학년
현재 초등학교 6학년_학원, 과외 없이 집에서 워킹맘 엄마와 공부하고 있는 초등 삼 남매 이야기입니다. <집에서 자라는 공부 습관 2>(2화)
나와 내 자녀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수학사고력대회'라는 것이 있다. (옛날 이름은 수학경시대회)
이 대회의 시험은 평소 단원평가보다 어려운 수학문제들 20~25문항으로 출제된다.
시험 성적대로 금상, 은상, 동상을 정해진 인원수만큼 준다. 100점은 무조건 금상이다.
출제자는 학급 담임교사들이다. (초등은 담임교사가 수학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과목을 가르치므로. 사립초의 경우 예체능은 중등 교사 자격증이 있는 선생님을 따로 채용한다.)
첫째는 초등2학년 겨울방학부터 디딤돌 최상위수학을 하루 30분씩 풀기 시작했다.(3학년 것이 아닌, 2-2학기 문제집을 겨울방학 때 풀었다.) 틀리는 문제가 적었고, 별다른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곧잘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찾아냈다. 몰라서 못 풀겠다는 문제가 거의 없었다. 학원을 보낼 필요를 못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째는 한 번도 수학사고력대회에서 100점(금상)을 받은 적이 없다. 3, 4학년 때인지 한 두 번 동상을 받은 적이 있는 것 같긴 하다.(주로 80~90점대로 3~5개를 틀린 경우) 100점을 받은 적이 없는 것은 확실하다.
이 때도 학원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교사로서의 경험상, 수학사고력대회에서 100점을 받는 학생은 학원에서 선행을 하거나, 타고나길 수학적 지능이 뛰어난 경우였기 때문이다. 타고난 어떠함은 내가 바꿀 수 없고, 선행을 시키며 학원을 보내자니 시간과 돈이 아까웠다.(선행을 하지 않는 학원이 주위에 없고, 현행은 내가 교사이므로 학원에 보낼 필요가 더더욱 없다.) 당장의 수학사고력대회 점수 80~90점대에서 만족하는 게 나았다. 첫째는 5학년이 되면서 교육청 수학 영재학급에 선발되었고(선발 시험이 아주 어려워 보이진 않았다. 아이 말로는 학교 수학사고력대회 보다 영재학급 선발 시험 문제가 쉬웠다고 한다.), 최상위수학을 자기 힘으로 푸는 모습을 보며, 공부하는 힘을 잘 기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초등교사이다 보니 수학 문제집을 뭘로 풀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는 아래 책에 기반해서 단순하게 추천한다. (아래 도서나 해당 문제집 출판사와 아무 관계없음!!)
수학 교육에 대한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이 가장 추천할 만했다. 입시와 완전히 동떨어진 내용이 아니면서, 그렇다고 입시의 성공만을 강조하며 달리라고 하는 책이 아니었다.
아이가 지금은 수학을 잘하는데, 고등학교에 가서도 수학을 잘할 수 있을까요?
(위와 같은 질문을 많이 받기에)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어 수학을 잘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한국수학인증시험(KMC)이나 학력경시대회(구 성대경시대회)등 공신력 있는 전국 단위 경시대회에 응시하는 것입니다. (위의 책 p.40 편집하여 인용)
학교수학사고력대회(경시대회)는 담임교사들이 출제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들쭉날쭉하고, 응시자가 한 학년 단위이기 때문에 내 아이의 수학 실력을 가늠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별도의 시험을 응시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도 가끔씩 토익이나 일본어능력시험을 응시하곤 했는데 응시료를 내고 시험 날짜를 신경 쓰는 게 은근히 힘든 일이다. 나 한 명에게도 힘든 일인데 자녀들까지 그렇게 챙기기는 싫었다. (상반기에 둘째, 셋째가 한자능력시험을 응시하게 했는데, 본인들보다 내가 괜히 더 스트레스였다.) 일단 학교에서 보는 경시대회가 있고, 우선은 시교육청 단위로 하는 수학 영재학급에 선발되었으니 다른 시험은 패스했다.
(자녀의 고등학교 수학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는 수학 교재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판단 기준은 지역, 학교 수준, 학생의 환경 및 학습능력, 언어능력의 차이에 따라 편차가 존재할 수는 있습니다. (같은 책, 같은 쪽)
<디딤돌 기본>이나 <디딤돌 응용> 정도는 혼자서 개념 정리를 하고 풀어낼 수 있으며 <디딤돌 최상위> 정답률이 80~90퍼센트 정도 되는 학생은 고등학교에서 1~2등급 정도 받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특히 <디딤돌 최상위> 정답률이 90퍼센트 이상에 문제집 가장 뒤에 등장하는 '하이레벨'도 1~2개 틀리고 오답을 통해 스스로 풀어내거나, 간단한 힌트만으로 해결하는 학생들은 고등학교에서 안정적으로 1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수학 경시대회 준비도 하는 학생들은 이과에 진학해서도 흔들리지 않고 1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책 41쪽)
첫째가 여기에 해당했다.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제시한 기준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하나의 예시 정도라고 생각하라고 했지만, 방법과 방향은 단순했다. 스스로 풀고 해결할 수 있으면 된다. 어느 학원을 다니고, 어느 문제집을 풀고, 선행을 어디까지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꾸준히, 차근차근 실력을 쌓고 있던 첫째는
5학년 2학기 수학사고력대회에서는 53점이라는, 유례없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