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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순영 Sep 11. 2023

잠이 오지 않는 밤

그림일기

유독 잠이 안 오는 밤이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나 결정을 내려야 하는 문제가 있을 때 특히 더 그렇다.

생각은 낮에 뭐 하고 있다가 자려고 눕는 순간 기운차게  일어나는지 모를 일이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며 생각의 꼬리를 따라가다 보면 남편 출근시간이다.

늦게 일어나서 종일 축 늘어져 있다가 퇴근하고 온 남편과 저녁을 먹고 늦은 산책을 나갔다.

난 산책이라 생각했는데 남편은 운동이었단다.

50분 걷고 방전.

아이스커피와 아이스크림으로 에너지를 충전했으니 아무래도 오늘 밤도 일찍 자기는 글렀다.


산책하는데 남편이 흥얼흥얼 동요를 부른다.


부엉 부엉새가 우는 밤

부엉 춥다고서 우는데

우리들은 할머니 곁에

모두 옹기종기 앉아서

옛날이야기를 듣지요.


동동 동대문을 열어라, 로 시작하는 노래는 알지만 처음 듣는 가사라고 했더니 음악책에 나온 동요라고 한다.

남편은 어려서 배운 노래가사를 아직도 기억한다.

난 …. 배운 기억이 없다 고 우겼다.


2절 가사는 생각이 안 난다며 집에 와서 검색을 했는데

내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가사 속에 있었다.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동화 같다.


붕붕 가랑잎이 우는 밤

붕붕 춥다고서 우는데

우리들은 화롯가에서

모두 올망졸망 모여서

호호 밤을 구워 먹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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