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상한 목공방 1]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제 이야기는 아이고요.^^
공방을 오픈한 지 벌써 일 년 하고도 반이 지났다. 이제 제법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블로그에 작업한 사진과 내용을 올렸더니 제작의뢰가 들어오고 수강생도 생겼다. 광고 하나 하지 않아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공방 일이 많아지면서 학원 강의는 그만두기로 했다.
요즘 나무 도마가 유행이라 도마 주문이 많다. 나무 도마는 여러 가지 나무로 만들 수 있지만 나는 주로 단단하고 항균력이 좋은 올리브 나무를 선호한다.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탄핵 이후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다. 남편과 함께 동사무소에 들러 투표를 마치고 일찍 공방으로 출근했다. 오늘은 목재소에서 사 온 올리브 나무 판재의 거친 껍질을 벗기고 재단을 하기로 했다.
목련연립 202호 할머니가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공방사장! 뭐 해? 내가 일하는 거 방해했나?"
"아니에요! 들어오세요!"
"있잖아! 옆집 창고에서 어젯밤부터 계속 새끼 고양이가 우는 게 어떻게 하지?"
"창고 안에서요? 길고양이가 창고에 새끼를 낳았나 보죠. 사람들 발길이 뜸한 창고가 안전하니까 거기다 낳았겠죠."
"아니 근데! 내 말은~ 왜 새끼 한 마리가 쉬지도 않고 계속 우냐고! 어미가 어디 간 거 아닐까? 어미가 없으니까 새끼가 어미를 계속 찾는 거잖아! 밤새 혼자 울더라니까."
평소에도 동네 걱정은 혼자 다하고 다니는 걱정이 많은 할머니다. 할머니는 오늘도 남의 집 창고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를 지나치지 못하고 혼자 걱정 중이다. 별 수 없이 할머니를 따라 옆집 다세대 주택 1층에 있는 창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작은 창고에는 온갖 물건들이 대중없이 쌓여 있었다. 창고인지 쓰레기장인지... 전등도 없는 캄캄하고 좁은 공간이라 허리를 숙여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뭐가 보여야 고양이를 찾든 말든 할 것 아닌가? 어두운 창고에 쌓여있는 짐들 속 깊이 꽁꽁 숨은 새끼 고양이를 도대체 어떻게 찾겠다는 것인지...
할머니의 재촉에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오기는 했지만 수북이 쌓인 바닥의 먼지와 퀴퀴한 곰팡이 냄새는 숨이 막힐 지경이다. 입구에 가득한 거미줄은 또 어떻고. 고양이는 뒷전이고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구석 어딘가에서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는 들리는데 보이지는 않는다. 코를 막고 숨을 참다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밖으로 나왔다.
"어우~~~ 숨 참느라 죽는 줄 알았네. 곰팡이 냄새 장난 아냐!"
"아이고~ 그냥 나오면 어떻게! 고양이 우는 소리가 안에서 들리잖아!"
"일단. 할머니! 제말 좀 들어 보세요!
새끼가 계속 우는 거 보니까 어미랑 떨어진 건 맞는 거 같은데요. 창고에 짐이 너무 많잖아요. 스스로 기어 나오기 전까지는 구조하기 힘들어요. 그리고~ 근처에 어미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일단 그냥 두죠."
"에이~ 어제부터 울었다니깐? 어미가 어디 가서 안 오니까 우는 거잖아!"
"혹시 고양이가 나와도 절대 손으로 만지고 그러시면 안 돼요!"
"그래? 만지면 안 되는 거야?"
"네! 길고양이는 새끼한테서 사람 냄새나면 어미가 안 데리고 간데요. 그러니까 혹시 새끼를 보시더라도 할머니가 키우실 거 아니면 절대! 손으로 만지시면 안 돼요."
"아이고. 어미가 빨리 와야 할 텐데. 저렇게 계속 우는데 불쌍해서 어쩌나?"
"그냥 모른 척하세요. 길고양이 새끼는 함부로 만지는 거 아니에요."
"에그. 불쌍해서 어쩔꼬. 나는 이런 거 잘 못 참는데~"
다음날 아침. 공방 문을 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걱정 많은 목련연립 202호 할머니가 쪼르르 달려왔다.
"아니! 공방 사장이 새끼 고양이 데려갔어?"
"아니요."
"근데. 왜 새끼 고양이 우는 소리가 안 들리지?"
"그래요?"
"어미가 데려갔나? 아이고 잘됐네! 내가 밤새 고양이 걱정을 얼마나 했는데! 아침에 나와 보니까 아무 소리도 안 나더라고! 아이고~ 다행이다!"
"네! 다행이네요. 이제 고양이 걱정은 그만하세요."
다행이라고 말은 했지만 속으로는 새끼 고양이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미가 자기 새끼를 버린 것을 낸들 어쩌겠나. 강한 놈만 살아남는 자연의 이치라고 생각을 해야지.
다음날 퇴근하려고 문을 닫고 나서는데 골목에서 힘없이 비틀거리는 새끼 고양이가 보였다. 녀석은 나를 보고 놀라 창고 안으로 숨어버렸다.
"어라? 어제 그 고양이 아닌가? 살아 있었네? 근데 너는 왜 아직도 혼자니? 너네 엄마는 널 버리고 도대체 어딜 간 거야? 어미가 버린 게 확실하고만! 아이고~ 어떻게 하나?"
"저 꼬맹이를 구조하면 내가 키울 수는 있냐?"
"아니야. 감당 못 할 일은 저지르는 거 아냐! 지아야~ 아니야!! 저 핏덩이를 내가 어쩌냐고!!
에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지 엄마가 버렸으면 그게 지 운명인거지. 내가 뭘 어쩌겠냐고!!
아 몰라! 난 집으로 갈 거야!"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고 발걸음을 집으로 향했다. 어미에게서 버려진 새끼 고양이를 구조했던 적이 두 번 있었다. 다 죽어가는 녀석들이었다. 살 가망이 없어서 어미가 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두 번 모두 새끼 고양이를 살리지 못했다.
나는 젖먹이 새끼 고양이를 온전히 키워본 경험도 없다. 의욕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정적으로 지금은 의욕마저 없다.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나더러 어쩌라고... 아... 왜 자꾸 나한테 이러는 거야! 오늘따라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유난히 무겁다.
다음날 아침 출근해서 막 작업을 시작하려는데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늘 일기예보에 비 소식이 있었나? 아무래도 지나가는 소나기인가 보다.
일을 멈추고 문을 활짝 열었다. 커피 한잔을 들고 현관 앞으로 나와 빗소리를 감상했다. 바람을 따라 후두두 후두두 시간차를 두고 세차게 떨어지는 빗줄기는 눈으로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시끄럽던 도시의 소음들이 빗소리에 묻혀 멀게만 느껴진다.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올리브 도마에 오일을 칠하고 벽에 걸어둔 고리에 도마를 걸었다. 그사이 요란하던 비가 그치고 여기저기 맺혀있던 물방울들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문을 열어놔서 그런가? 갑자기 새끼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려는 것 아닌가? 가까운 곳이었다. 골목으로 나가 보았다. 창고 밖으로 나온 새끼 고양이가 비틀거리며 비에 젖은 길 위를 헤매고 있었다. 녀석은 겨우 남은 힘을 쥐어짜 내어 간절하게 엄마를 부르고 있었다.
스스로 기어 나왔으니 이제 어떻게 하지? 가까이 다가가 고양이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도망은커녕 비틀거리며 내게로 다가온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도망가지도 않고 내게 오는 걸까? 가여웠다.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녀석을 덥석 집어 들었다. 너무 가벼웠다. 며칠 먹지 못해 비쩍 마르고 탈수까지 온 것 같다. 당장 뭐라도 먹이지 않으면 죽겠구나 하는 생각에 공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급하게 꼬맹이가 먹는 사료를 따뜻한 물에 불려 으깨서 주었다. 녀석은 누가 빼앗아 먹는 것도 아닌데 허겁지겁 왕! 왕! 소리 내며 게걸스럽게 사료를 먹었다. 도대체 며칠을 굶은 거야? 내내 굶은 건가? 창고 앞에 먹을 거라도 가져다 둘 걸 그랬나?
녀석은 한쪽 뒷다리를 디디지도 못하고 절뚝거렸다. 병원에 데려갔더니 대퇴골 골절이라고 했다.
"새끼 고양인데 어떻게 다친 거예요?"
"모르겠어요. 구조했는데 다리를 절더라고요."
"아~~ 구조하신 거구나! 골절이라 수술비가 많이 들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수술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다리를 못쓰게 되겠죠?"
"안 할 수는 없는 거죠?"
"보호자는 아니시지만 그래도 살리려고 구조해서 데려 오신 거니까... 신중하게 생각해 보시고 결정하세요."
"네... 생각 좀 해 볼게요. 근데 선생님. 수술비는 얼마나 들어요?"
"구조하셨다고 하니까. 저희도 최소 비용만 들도록 도와드릴게요. 그래도 워낙 어린 새끼라 수술이 쉽지는 않겠죠. 큰 수술은 견디기 힘들 거고.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러려면 레이저로 조그맣게 구멍을 내서 핀을 박는 수술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최소비용으로 줄여 준다고 해도 수술 비용이 만만치는 않을 거예요. 자! 여기 사진을 좀 보실내요?"
의사는 컴퓨터 화면에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며 어디가 골절됐는지, 어떤 방식으로 수술할 것인지 설명해 주었다. 수술 비용 내역도 보여주었다. 소소한 비용들은 빼주고 마취비용은 50% 할인해서 비용을 줄여 주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백만 원이 넘는다. 갑자기 뚝 떨어진 녀석에게 백만 원을 써야 한다니. 선뜻 수술을 결정하기 어려웠다.
공방 수입도 아직 넉넉지 않은데 괜히 고양이를 주워와서는 내가 또 뭐 하는 짓인가?
치료도 못하고 떠난 쁜이의 아픈 기억들이 떠오른다. 죽지 마라. 내 앞에서 죽는 거 정말 싫다.
마르코를 치료하느라 어마어마한 돈을 대출받아 오랫동안 갚아야 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삼천만 원을 썼지만 그래도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었다. 삼천만 원에 비하면 그깟 백만 원은 별 것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녀석이 살겠다고 내 품에 안겼으니 내가 거둬야 할 것 아닌가? 백만 원 아끼겠다고 평생 절뚝거리는 것을 보면서 미안해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없지. 그래. 그럼 당연히 수술을 해야지!
"선생님!"
"네?"
"수술해 주세요."
수술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두 바늘 꿰맬 정도만 절개하고 핀을 박았다. 경과를 지켜보면서 4주 후에 핀을 제거하기로 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골밀도가 떨어져 쉽게 부러진 것이라고 의사는 설명했다. 탈수가 심하니 물도 많이 먹이라고 했다. 진작에 구해 줄걸 그랬나 보다. 내가 너무 겁을 내느라 며칠을 그냥 보냈구나! 작은 녀석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마음이 아팠다.
걱정과는 다르게 녀석은 의외로 씩씩했다. 막 수술을 마치고 깨어나서는 똘망진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잘했다고 칭찬하고 쓰다듬어 주니 배를 보이며 뒹굴거린다. 이 녀석 귀여운 구석이 있네?
퇴원을 했다. 병원에 있을 때 녀석의 이름을 베니라고 지어주었다. 베니는 생후 2개월 정도 된 수컷이다. 집으로 온 베니는 키튼 사료 한 숟가락을 뚝딱 해치우고는 절뚝거리는 다리로 여기저기 탐색 중이다. 베키와 엣지는 그런 베니를 관찰 중이다. 베키와 엣지는 새끼 고양이가 처음이라 어쩔 줄 몰라 피한다. 둘 다 썩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는 아니다.
베니는 밤에도 배고프다고 빽빽 울어댄다. 우리 부부는 의도치 않은 새끼 고양이 육아로 밤낮 피곤에 시달리게 되었다. 수술한 다리를 움직이지 말라고 케이안에 가둬뒀더니 꺼내달라고 또 빽빽 운다. 녀석 때문에 일도 마음 놓고 할 수가 없다. 며칠이 지나자 이제는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발버둥 친다. 어찌나 잘 먹고 잘 노는지 일주일 사이에 몸무게가 두 배나 늘었다.
핀을 뽑았다. 개구쟁이 베니는 천방지축 날뛰기 시작했다. 밤새 베키와 잡기놀이를 하면서 뛰어다닌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사이좋게 잡기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일 테지만 사실은 복수전이다. 베니의 괴롭힘에 화가 난 베키가 도망가는 베니를 잡으려고 뛴다. 베니는 신나게 도망치다가 베키에게 잡혀 세게 몇 대 얻어맞고 잠잠해진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베니는 또 베키에게 다가가 까불고 베키는 도망간다. 밤새 두 녀석은 그렇게 노는 듯 아닌 듯 뛰어다닌다.
베니는 겁이 없다. 아직 뭘 잘 몰라 베키나 엣지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함부로 덤빈다. 두 녀석은 베니에게 전혀 호의적이지 않다. 그냥 베니 혼자 심심해서 까부는 것이다. 엣지는 어린 녀석이라고 그래도 봐준다. 그나마 다행이다.
봄이 다 가고 날은 슬슬 더워지고 있는데 나는 매일 밤 뜨끈한 고양이 목도리를 두르고 잔다. 베니는 잠이 오면 내 목을 붙들고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이런 녀석은 처음이다. 천방지축 겁 없는 말썽쟁이지만 쓰다듬어 주면 발라당 뒤집어져 애교를 부리고, 안기는 것을 좋아하고, 마음껏 애정 표현을 한다. 머리맡에 누워 내 머리카락을 그루밍해 주고, 품에 안겨 옷자락을 쭉쭉 빨면서 골골거린다. 여태껏 고양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감정이 샘솟는다.
엣지와 베키가 질투를 하기 시작했다. 엣지는 내게 오려는 베니의 앞을 떡하니 가로막고 서서 지나가지 못하게 한다. 베키는 또 베니의 자리를 차지하고 비켜주지 않는다. 베니의 자리라 함은 내 목과 가슴 그리고 무릎을 말하는 것이다. 한 번도 내게 안기려 한 적이 없었던 녀석인데 베니를 질투하기 시작하면서 내게 안기기 시작했다. 결국 셋이서 싸우다 타협을 본 것이 베니는 목, 베키는 가슴, 엣지는 다리 사이나 겨드랑이 사이가 되었다. 녀석들 때문에 밤새 꼼짝도 못 한다. 서로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꼼짝 않고 잘도 잔다. 사랑스럽고 행복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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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는 개처럼 논다. 인형을 좋아해서 던져주면 물고 와서는 앞에 내려놓고 다시 던져달라고 기다린다. 종일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겁 없는 녀석은 베키에게 하악질을 하고, 엣지를 졸졸 따라다닌다. 뛰다가 밥그릇 물그릇을 모두 엎지르고, 화장실 모래는 죄다 파해쳐 난장판으로 만든다. 물그릇의 물은 먹지 않고 어항의 물을 마시고, 화초를 파해쳐 뿌리를 잘근잘근 씹어 놓는다.
인형을 좋아하는 베니가 엣지의 장난감까지 노리자 엣지는 자기 장난감에 오줌을 싸더니 베니의 장난감에도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한술 더 떠 베니 냄새가 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오줌을 갈길 기세다.
개를 훈육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TV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보면서 우리 부부는 많이 반성했다. 개에게 산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퇴근하면 짧은 시간이라도 산책을 시키기로 했다. 풀밭에 간식을 숨겨두고 찾기 놀이를 하고, 같이 뛰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주었다. 복종 훈련도 시켰다. 엣지는 생각보다 똑똑한 녀석이었다. 말을 알아듣고 얌전히 기다릴 줄 안다. 이제는 이불에 오줌을 싸지 않는다. 베니에 대한 질투도 줄고 말썽도 줄었다.
베니가 집으로 온 지 두 달이 넘었다. 공방에서 작업 중이었다. 낯선 고양이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급식소 사료를 먹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녀석인데? 어라? 베니를 닮았네! 젖이 늘어진 것을 보니 새끼를 키웠던 암컷이다. 혹시 베니 엄마인가? 무늬가 베니랑 정말 똑같이 생겼다. 덩치를 봐서는 형제는 아닐 테고 베니의 엄마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래. 네가 정말 베니 엄마라면 따져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베니를 도대체 왜 버린 거야?
왜 네 새끼가 그렇게 굶도록 내버려 뒀어?
새끼는 버리고 도망가더니 이제서 나타난 거야?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니?
베니 다리는 또 왜 다친 건데?
설마! 다리 다쳤다고 버린 거야?
네가 그러고도 엄마니?"
대화만 된다면 멱살을 잡고 꼬치꼬치 따지고 싶었다. 싸대기도 한대 후려치고 싶었다. 내가 끙... 하고 화딱지가 나 있는 동안 베니의 엄마로 추정되는 녀석은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유유히 사라졌다.
작가의 말 ---
오늘도 글과는 상관없는 생뚱맞은 내용입니다.
코로나에 걸리면서 알게 된 휴대폰 앱 "나만의 닥터" (PPL 아님. 그러나 PPL 적극 환영!!)
당장 응급실 갈 위급한 상황은 아닌데 병원 진료시간은 이미 끝났고, 몸 상태는 급격히 나빠져 오늘 밤 약을 먹지 않고 내일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밤새 얼마나 아플지 걱정되는 상황.
네. 제가 딱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코로나 진단 전날 증상이 생기고 불과 여섯 시간 만에 상태가 급속히 나빠졌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둘째 아이도 그랬습니다. 야긴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알게 된 비대면 진료 앱 "나만의 닥터"
전국의 의사들 중 현재 진료 가능한 의사가 대기하다가 전화나 화상전화로 진료를 하고 약을 처방해 줍니다. 그리고 집 근처에 영업 중인 약국을 검색해 줍니다. 지정한 약국으로 처방전을 발송하고 결제를 하면 약국 문 닫는 시간까지 가지러 가면 됩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만들어진 앱인 것 같은데... 나만 몰랐을까요?
장단점은 분명히 있지만 급할 때 유용하게 써 보세요~~
요즘 응급실가도 치료가 어렵다죠. 저희 남편은 여차하면 응급실 가자는 사람인데 응급실 많이 가보신 분들은 알 겁니다. 응급실이 능사는 아닙니다.